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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통' 들어간 나경원에…"영현백" 맞불 놓은 민주당

'드럼통' 들어간 나경원에…"영현백" 맞불 놓은 민주당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SNS 캡처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SNS 캡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드럼통 퍼포먼스'를 펼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SNS에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들고 직접 드럼통에 들어간 사진을 올렸다.
 
나 의원은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현실,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잡겠다. 드럼통에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진실까지 묻힐 거라 생각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끝까지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이 이용한 드럼통은 영화 '신세계' 등에서 조직폭력배가 드럼통에 가둬 협박하거나 시신을 유기할 때 자주 등장한다. 드럼통은 일간베스트 등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를 악의적으로 비하할 때 쓰는 일종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기도 하다.
 
나 의원은 1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날 '드럼통' 사진이 누굴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젊은 분들이 커뮤니티에서 이재명 후보를 드럼통이라고 부르는 건 아시나? 그러니까 잘 상상해 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후보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많은 분이 유명을 달리한 것도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며 "그래서 이 후보가 대통령마저 된다면, 일당독재를 넘어서 일인독재 국가가 되는 거 아니냐는 공포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가지면서 정말 무서운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공포도 있다. 그래서 내가 드럼통에 들어가서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랬더니 이재명 후보가 긁히기는 제대로 긁혔는지, 어제 자기는 정치 보복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나 의원의 '드럼통 퍼포먼스'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나경원 의원의 '드럼통'에서 연상되는 건 영현백입니다'라는 제목의 박경미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공포 마케팅에 나섰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한 악마화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야당 인사들을 수거해 영현백에 담아 처리하려던 것은 내란 수괴 윤석열이다. 내란을 옹호할 게 아니라 위법 위헌적 계엄을 막기 위해 한겨울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과 함께 장갑차를 막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현백'은 전사자나 순직자 유해를 수습해 운반하는 특수가방이다.
 
이어 "더욱이 나경원 의원은 기자단 단톡방에 공공임대 주택을 드럼통처럼 묘사한 그림을 올리며 이재명 후보를 조롱하고 공공임대 주택 거주자를 비하했다"며 "드럼통 공포정치로 협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친명계 인사들이 주축인 민주당 원외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내고 "죽음을 정치의 도구로 희화화하고, 상대 후보를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방식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단순한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반을 허무는 정치 파괴"라고 비판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민주당 의원들은 SNS에 나 의원의 드럼통 퍼포먼스를 비판하거나, 패러디하는 사진을 올리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모경종 의원은 페이스북에 "영현백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든 사진을 올리며 "대통령 나오겠다는 사람이 망상과 진실을 물타기 하는 현실, '망상 정치'에 많은 국민이 치를 떨고 있다. 영현백에 들어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진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적었다.
 
김성회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경원, 2년간 주유비 5700만원…하루에 4차례 주유하기도" 기사 캡처 사진을 올린 후 "드럼통이 필요한 이유를 알아보자. 그만 알아보자"고 했다.
 
나 의원은 지난 201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서울시장 후보 시절, 2009~2010년 정치자금 3천여만원을 유류비로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나 의원 측은 전당대회와 재보궐선거 등으로 인해 지방을 오가느라 기름값을 많이 쓴 것이라 해명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역대 대선 캠페인 이미지 중 단연 최악"이라며 "맥락도 개연성도 없이 그냥 던지면 그건 전략이 아니라 해프닝이다. 후보 본인이 직접 등장해 품위를 내려놓은 건 덤"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나 의원의 드럼통 퍼포먼스를 두고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말하자면 공포 마케팅"이라며 "네거티브 캠페인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되치기당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를 끄집어내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하고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반이재명' 감정을 건드리는 거다. 이재명 대표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영화 '신세계'를 차용한 거 같다"며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누가 이재명과 잘 싸우고 잘 공격할 것인가' 측면에서 약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래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본선에서는 쓰지 않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은 한 번도 없어진 적 없이 항상 있었다. 다만 이걸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본인의 콘텐츠가 있고, 확장성이 있으면서 다른 후보들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때 효과가 있다. 즉, 나 의원이 본인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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