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사흘째인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일반인 조문이 시작됐다. 연합뉴스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일반 신자의 조문이 23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수십만 명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자 바티칸은 조문 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10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바티칸 외곽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AFP 통신도 조문까지 4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섰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당초 자정까지 일반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자정 이후에도 성 베드로 대성전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인 조문은 24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2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바티칸은 이틀간의 추모객 규모에 따라 조문 시간 연장 여부를 다시 판단할 계획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의 시신은 이날 오전 9시 생전 거처였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됐다. 교황은 붉은색 제의에 흰 주교관을 착용한 모습이었으며, 운구 의식은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이 집전했다. 약 2만 명의 신자들이 현장에서 운구 행렬을 지켜봤고, 광장에는 시민들의 기도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황의 관은 대성전 한가운데 위치한 청동 천개 구조물 '발다키노(Baldacchino)' 앞에 놓였다. 발다키노 아래에는 교황이 생전 미사를 집전하던 고백의 제대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이 있다.
예식이 마무리된 뒤 추기경단은 관 앞에 나아가 경의를 표했고, 오전 11시부터 일반 신자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사흘째인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일반인 조문이 시작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 교황의 관이 놓인 모습. 연합뉴스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은 목재 받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운 형태로 공개됐다. 이는 과거 교황들이 허리 높이의 관대에 안치되던 관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과 마주하길 원했으며, 그 겸허한 삶의 자세가 관 위치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미사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이 집전하며, 이후 교황은 유언에 따라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안장된다. 그는 생전에 별다른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히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황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비밀투표 '콘클라베(Conclave)'는 오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될 전망이다. 투표는 전체 선거인단 중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