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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의대생과 전공의는 언제 돌아오나요?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에서 왜 의사들이 돌아오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저는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다수의 의대생과 전공의가 9월 1일에는 복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7월 중하순이면 교육부 장차관과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임명될 것이고 의정협의를 거쳐 9월 1일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일찍 복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나 한 달 또는 두 달 일찍 복귀하는 것 보다 의견수렴과 숙의를 거쳐 2학기에 복귀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복귀를 위한 조건으로 몇 가지 제안들이 오고 가고 있고, 그러한 제안들이 시행되려면 정부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지만, 해결하지 못할 쟁점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의료 분야의 중장기 쟁점 사항은 제외하고, 복귀를 위해 신속히 결정할 사항이 몇 가지 있을 수 있는데,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아닐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올해와 내년에 국한해 인턴 수련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고, 의사 국가고시는 내년만 7월에 추가로 시행하는 방안입니다. 사직 전공의가 원하면 원래 소속된 병원으로 복귀시키고 수련 기간 중 입대한 전공의는 전역과 함께 원래 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입대 예정인 수련 전공의는 최대한 수련을 마친 후에 입대하게 조치합니다.

    특례를 자꾸 준다는 국민 여론이나 민주당의 부정적 기류가 있겠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는 불통과 독선의 지난 정부와 강력하게 대치했고, 정권 교체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
    9월에 복귀하는 의학과 4학년 학생은 내년 7월에 국가 고시를 보게 해주고, 의학과 1·2·3학년 학생은 계절학기 등을 활용하고 교육 기간을 한 학기 단축하여 매년 1월에 국가 고시를 보게 해줍니다.

    예과 1,2학년 학생도 계절학기를 이용해 3학기 수학 후에 의학과 1학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과 2개 학년은 5년 반 동안 동시에 수업을 받을 수 있어 해당 학년에 대한 교육 질 저하에 대한 대학별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조치들이 향후 해결해야 할 지난한 각종 개혁 과제와 비교해서는 합의가 그래도 수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 일부 사직 전공의와 학생들과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복귀를 원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소망을 담아낼 수 있는 정치적인 역량,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경험과 의지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의사협회 회장께서 주장하신, 의협에서 복귀하라고 학생들이 그냥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교육 환경과 여건이 복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증원이 없는 서울 시내 의과대학 학생도 복귀를 하지 않는 것은 환경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다른 중요한 이유도 있겠지만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내년 선발 인원도 결정된 현 상황에서는 또래 압박, 동료 집단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압박이 중요한 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의협은 올해 3월 말에 의대생의 어떤 결정이든 존중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와는 상황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단일대오가 절실하고 결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동료 압박을 느끼지 않고 한명 한명의 의대생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9월 1일에는 의대생과 전공의의 다수가 복귀할 것으로 희망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새로운 정부의 현상 파악 능력, 갈등 해결 역량, 의료 분야 의지와 비전에 대하여 강한 우려와 고민을 겪을 것 같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의대생, 전공의, 의사들에 대해서 우려와 고민,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겠으나, 저는 상당수 제 제자들이 경제적 이익에만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 장점도 상당히 많은 우수한 인물들이며, 국민이 함께 아우르고 갈 때 세상은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합의와 타결을 기대합니다.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진형. 본인 제공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진형.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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