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안보부처 인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통일부 장관에 5선의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종석 국정원장 지명에 이어 통일부 장관에 정동영 의원을 지명한 것은 인사를 통해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동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인물"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동영 지명자에게 님북 대화의 재개와 한반도 긴장완화 돌파라는 임무를 맡긴 셈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부부처 장관을 두 차례 역임하는 것은 사실 흔치 않은 일이다. 통일부 장관 직책을 두 차례 맡는 것도 정 후보자가 처음이다.
여기에는 과거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경험과 5선 정치인으로서의 무게감만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시민운동가 및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정치를 시작하는 초창기에 바로 정동영 의원의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의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했고,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조직해 대표를 맡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이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할 때에는 정 의원이 민주당내 '이재명계'의 원로로서 물밑지원을 하며 당내 통합과 외연 확대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정 후보자의 이런 정치적 인연은 북한이 정 장관 지명의 배경을 평가하는데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정 장관 후보자는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와도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정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을 역임하던 당시 NSC 사무차장이 바로 현 이종석 국정원장였다.
정동영·이종석의 투톱으로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길이 닦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올드보이들'의 귀환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정착의 돌파구를 찾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현격하게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한은 이미 1년 전부터 남북의 동족·동질 관계를 부정하는 적대적 2국가를 제기하며 남북관계 일체를 단절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인사 메시지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