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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국힘, '안철수 혁신위' 가동…얼마나 메스 댈까

    7일 비대위서 출범 의결 후 9일 첫 회의

    중·수·청 인선 방침…"계파보다는 혁신 이미지"
    '송언석 비대위'는 전권 위임 관련 "수사에 불과"
    총선 등 임박한 선거 없어 혁신안 힘 받을지 의문
    서서히 전대모드 시작되며 화제 덜 되는 분위기도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4선의 안철수 의원(성남시 분당구갑)이 키를 잡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다.
     
    우려와 기대 속에 닻을 올리는 '안철수 혁신위'에는 6·3대선 패배 후 내홍을 거듭한 당을 쇄신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졌다. 혁신위에는 위원장인 안 의원을 비롯해 △현역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외부 인사 등 총 7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인선과 관련해 "혁신위원장과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수시로 만나 소통하면서 큰 이변 없이 진행 중"이라며 "국민들과 우리 당원들께서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최대한 빨리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계획대로 (7일) 의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일부 진통이 있으나 막판 조율 단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혁신 이미지에 맞는 분들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 계파색이 옅고, 치우치지 않은 행보를 하신 분들이라면 이번 혁신위 기조에 부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안 의원은 당 지지세가 취약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키워드로 놓고 인선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또는 친한(친한동훈) 등 계파도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친한계 한 의원은 "당초 거론된 사람은 있었지만 실제 (참여) 제의를 받은 인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원내에서 혁신위란 주제가 크게 화제가 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당내 최고기구인 비대위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데다 활동기간도 불투명한 위원회가 얼마나 혁신의 실권을 쥘 수 있겠느냐는 회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혁신위는 자칫 지도부와 '엇박자'로 보일 여지를 없애고자, 세부 인선 관련 물밑 조정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위가 구(舊) 주류로 불리는 TK(대구·경북) 기반 친윤계가 다수인 비대위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안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지목한 주체가 송 비대위원장이기도 하다.
     
    전례상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해도 성공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지도부가 벌써부터 권한범위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대위는 전권 위임 여부에 관해 '말의 수사에 불과하다'며 일축한 상황이다.
     
    송 위원장은 전날 MBN 시사스페셜 방송에 출연해 "혁신위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최종적으로 당의 의사결정이 돼야 그것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어떤 한쪽, 한쪽 진영에서 무언가를 제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공격하는 식의 흐름보단 사전에 미리 상의하고 협의함으로써 실현 가능한 대안들, 우리가 꼭 힘을 합쳐 함께할 수 있는 쪽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혁신위 사전 단속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장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총선 등이 없다는 것도 태생적 한계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공천권과 연계해 반영할 내용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8월 중순쯤 치러질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될 경우, 혁신위 논의 안건은 자연스럽게 휘발될 거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현재로서 '김용태 혁신안'과 '안철수 혁신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차기 당권주자는 6선의 조경태 의원뿐이다.

    이번 혁신위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 룰'을 실질적으로 손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유력한 당권 주자였던 안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공식화하고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적어도 '제사보다 젯밥'에 마음을 둔 선장 탓에 혁신위가 좌초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오는 9일 첫 회의 예정인 혁신위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당 혁신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선고 직전의 코마(Coma·의식불명) 상태에 놓여 있다.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며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 국민과 다시 호흡하는 정당, 정상 정당의 처방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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