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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뜨거워지는 '서울 빅매치'…오세훈 대항마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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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등판 가능성, 정원오 급부상 등 관전포인트

    吳 '다선 안정감' 강점이지만…피로감 우려도
    사법리스크와 함께 '당심 70%' 가능성도 변수
    민주당,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 등 후보 풍년
    여론 관심은 李 극찬한 정원오…국힘도 예의주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창동차량기지에서 열린 진접차량기지 시험운행 개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창동차량기지에서 열린 진접차량기지 시험운행 개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특검이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최초의 4선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연임에 도전하는 오 시장의 맞상대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수도 탈환을 벼르는 여권에선 후보군만 10명 안팎인데, 이재명 대통령의 찬사를 받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강력한 '복병'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소신 발언' 이어가는 吳…나경원과 붙을까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오 시장은 아직 내년 선거를 뛰겠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그럼에도 3연임(총 5선) 도전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당 안팎에선 오 시장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장동혁 대표에게 계엄 사과를 종용한 대목이나 당의 지방선거 공천룰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점 등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중도 보수로 평가되는 그가 강성 지지층 결집에 올인 중인 장동혁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도 내년 '선거 당사자' 입장에서 낸 목소리가 아니겠느냐는 취지다.
     
    오 시장은 이달 3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국민의힘은 국민께서 부여한 사명을 충분히 완수하지 못한 채 정권을 내어주었고,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계엄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엄령을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옹호한 장 대표를 에둘러 직격한 것으로 풀이됐다.
     
    오 시장은 또 현행 당원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인 지방선거 공천룰을 이른바 '당심(黨心)' 70%와 민심 30%로 변경하려는 당의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었다. "확장 지향의 길을 갈 때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축소 지향의 길을 간다"고 작심 비판한 것이다.
     
    특히 경선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이 '당심 비중' 상향을 건의한 당사자란 점에 대해 "나는 (당원투표 대 일반조사 비율을) 7대 3으로 해도 좋으니 전국을 생각해 5대 5로 해달라고 거꾸로 제안해볼 생각을 해봤다"고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사실 국민의힘 내엔 서울시장 선거는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재명 정부 초기임을 감안해도 10·15 부동산대책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오 시장이 지닌 '현역 프리미엄'이 분명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동시에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사법리스크를 예의주시하는 움직임도 읽힌다. 재판 진행에 따른 여론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오 시장의 최대 강점인 안정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피로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오 시장 만한 카드가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게 최선이란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도부가 당심 70%·민심 30% 룰을 적용한다는 전제 아래 '오세훈 대(對) 나경원'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나 의원의 경선 승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 이 경우 본선 경쟁력은 장담하기 힘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나 의원은 장 대표와 마찬가지로, 무당층을 포함한 중도층보다는 강성 당원에 소구하는 당성(黨性)을 강조해 왔다.

     李 극찬에 정원오 급부상…국힘도 '언더독' 파괴력 주목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0일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인 '성수동'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0일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인 '성수동'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 기근'인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직·간접적으로 출마를 시사한 인원이 10명에 육박한다.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 의원 등 다선의 현역 의원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일찌감치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박주민 의원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출마선언에 나선다. 이외 재선의 김영배 의원과 박용진·홍익표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요주의 인물은 정원오 구청장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 구청장을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로 직접 호평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정 구청장 구정의 만족도가 92.9%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정 구청장님이 잘하긴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소위 '명심(明心)'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정작 경쟁자들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박홍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칭찬하신 것은 아닐 것"이라고 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부럽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유일한 민선 8기 3연임을 달성한 정 구청장은 신흥 부촌인 성동구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행정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낮은 인지도에도 '리틀 이재명'이란 별명이 붙은 배경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통령의 이례적 극찬은 그의 떡잎을 알아본 '측면 지원'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야권도 정 구청장을 '다크호스'로 보고 있다. 잠재적 후보인 나 의원이 이 대통령의 거명에 "선거 개입"이라며 즉각 반발한 장면이 이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시장과 비슷한 체급이면 (오히려) 경계할 이유가 없다. 원조를 이기는 아류는 없기 때문"이라며 "정 구청장은 가능성이 있는 '언더독'이란 점에서 파괴력이 더 있을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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