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석화의 빈소. 연합뉴스1세대 연극 배우 고(故) 윤석화가 영면에 들었다.
21일 오전 10시쯤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 마당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노제가 엄수됐다.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연극이란 대답할 수 없는 대답을 던지는 예술'이라 말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건넸고 그 질문이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무대에 대한 열정으로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연기 인생을 사셨던 한 명의 배우이자 한 시대의 공연계를 이끈 위대한 예술가를 떠나보낸다"고 애도했다. 앞서 고인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연극인 자녀들을 위한 장학지원 사업 등을 전개했다.
이날 노제에는 배우 박정자와 손숙,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동료 예술인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예극장 앞에서 배우 윤석화의 노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 예배에는 유족과 동료 예술인 등 70여 명이 참석해 기도와 찬송으로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은 "윤석화 누나는 누구보다도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 누구보다도 솔직했고, 멋졌다"며 "3년간의 투병과 아팠던 기억은 다 버리고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뛰어노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지난 2022년 7월 연극 '햄릿' 이후 당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해오다 지난 19일 오전 10시쯤 세상을 떠났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연극 '꿀맛(1975)'으로 데뷔한 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연극 무대에서 존재감을 남겼다.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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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활약으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수상했으며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 연극상 등을 받았다. 2009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연극·무용 부문)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1995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홍길동 95'를 제작했고, 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2019년까지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 '정미소'를 운영하며 공연예술 저변 확대에도 힘썼다.
정부는 연극계 발전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를 인정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