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CCTV, 공공와이파이가 결합된 청계천 주변 스마트폴. 권민철 기자서울 시내 도로 곳곳에 어지럽게 서 있던 가로등과 신호등, CCTV 지주가 하나로 통합되며 도시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통신과 안전, 행정을 아우르는 '스마트폴(S-Pole)'이 서울시 전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폴은 가로등과 신호등, CCTV를 하나의 지주에 집약하고, 여기에 공공와이파이와 각종 지능형 기술을 결합한 도시 인프라다. 보행 환경을 정돈하는 동시에 안전과 효율을 끌어올리는 '다기능 도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가 지난 5년간 설치·운영 중인 스마트폴 약 1천 기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가 평균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속차량 감지 및 IoT 센서가 위험 상황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방식으로 사고 예방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도시 미관 개선 효과도 뚜렷하다. 여러 개로 흩어져 있던 시설물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 확보 지표가 약 14% 개선됐다. 보도 위 시설물로 인한 혼잡이 줄어들며 보행 환경의 질도 함께 높아졌다.
예산 절감 효과 역시 만만치 않다. 개별 설치 방식과 비교해 설치 비용을 약 23% 줄였고, 유지·관리 부담도 크게 낮췄다. 서울시는 스마트폴을 통해 행정 효율과 재정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는 17개 유형의 스마트폴이 운영 중이다. 가로등과 신호등 기능은 물론 공공와이파이, 전기차 충전, 드론 스테이션, 지능형 CCTV 등 다양한 ICT 기술을 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공공와이파이를 통해 시민들이 절감한 통신비는 약 2천72억 원으로 추산돼, 스마트폴이 이른바 '데이터 복지'의 기반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올해 8개 자치구, 27개소에 스마트폴 추가 설치를 완료해 어린이 안심 통학로를 확대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스마트폴은 단순한 시설물이 아니라 도시 전역을 연결하는 디지털 안전 파수꾼이자 시민 서비스를 담는 플랫폼"이라며 "첨단 기술을 행정에 접목해 시민들이일상 속에서 차별 없는 데이터 복지와 안전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