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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세상…질문 던진 '대홍수' 재평가 받을까[왓더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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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잠긴 세상…질문 던진 '대홍수' 재평가 받을까[왓더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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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경험이 감정을 만드는 실험…곳곳 숨겨진 메시지도

    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
    쏟아진 폭우로 아파트가 순식간에 잠기기 시작한다. 창문 틈으로 밀려드는 빗물을 확인한 인공지능 연구원 구안나(김다미)는 아들 신자인(권은성)을 업고 황급히 집을 빠져나온다.

    이미 아파트 3층까지 침수된 상황. 구안나는 서둘러 7층까지 올라가지만, 곧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다. 그 순간 인공지능 연구소 인력보안팀 손희조(박해수)가 등장해 이들을 극적으로 구조하며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재앙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현생 인류는 오늘 끝났어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인간의 감정과 마음을 담은 '이모션 엔진'을 개발한 구안나를 구출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인류의 존속을 둘러싼 선택과 희생을 다룬 작품이다.

    결국 신자인만 놓고 가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 구안나는 이모션 엔진 완성을 위해 모성애 실험체인 '엄마'로 직접 자원하기에 이른다. 실험 속에서 아이를 찾지 못하면 인류는 멸망하고, 성공할 경우 새로운 인류는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경험이 감정을 만드는 실험…곳곳 숨겨진 메시지도

    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
    '대홍수'는 예기치 못한 재난 속에 끝없는 실험을 반복하는 구안나의 모습을 담아낸다. 영화 초반 구안나 볼에 붙어 있던 '공룡', '공작새' 스티커가 '로켓', '헬기' 스티커로 바뀌는 장면은 그가 실험에 본격적으로 참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김병우 감독은 장면의 길이를 통해 구안나의 심리를 드러내고자 했다. 초반부에는 구안나의 기상 장면과 신자인을 업고 계단에 오르는 모습 등을 롱테이크로 담아내며 재난 속에서 혼란에 빠진 인물의 심리를 담았다.

    반면, 후반부로 갈수록 장면은 비교적 짧고 빠르게 전환된다. 이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경험한 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진화된 구안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높은 곳을 두려워하던 그는 과감히 다이빙하고 총을 쏘는 인물로 변화한다.

    영화는 후반부 임현모(전혜진)의 "경험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모성애도 함께 조명한다. 구안나와 그의 어머니의 통화 장면에서는 끝까지 딸을 걱정하고 안심시키려는 절대적인 모성이 드러나며, 구안나와 신자인의 관계에서는 '기르는 정'을 통해 형성된 모성이 부각된다. 여기에 신혼부부의 모습을 통해 출산으로 시작되는 또 다른 모성의 모습 또한 간접적으로 비춘다.

    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제공

    동시에 작품은 사람의 마음, 즉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손희조는 과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의 기억으로 인해 인간의 이기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구안나는 끝내 타인에게 손을 내밀며 인간의 마음을 구축해 나간다.

    다만, 구안나가 이 실험을 제안하게 된 배경과 '이모션 엔진'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도 '대홍수'는 재난 영화에 이어 SF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수중 연기를 포함한 배우들의 열연이 몰입도를 높이는 가운데, 구안나와 임현모의 대화 장면에서 신자인의 그림을 통해 그의 위치를 암시하는 등 곳곳에 상징적 장치가 배치됐다.

    개연성 부족과 난해하다는 국내 혹평 속에서도 '대홍수'는 공개 3일 만에 279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브라질, 카타르, 태국 등 총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김병우 감독 연출. 김다미·박해수·권은성 출연. 108분. 15세 관람가.

    한줄평: 쉽지 않은 '사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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