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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결산]'넷플릭스 최대 수혜자?' NBA처럼 과감하게 결단했다, KBO는 최고의 흥행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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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결산]'넷플릭스 최대 수혜자?' NBA처럼 과감하게 결단했다, KBO는 최고의 흥행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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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프로야구 KBO 리그 포스트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KBO 허구연 총재(사진 왼쪽부터), 염경엽 감독, 주장 박해민, 차명석 단장이 기념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2025 프로야구 KBO 리그 포스트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KBO 허구연 총재(사진 왼쪽부터), 염경엽 감독, 주장 박해민, 차명석 단장이 기념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출범 뒤 43년 만인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역대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1100만은 물론 1200만 관중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야구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잇단 1라운드 탈락 등 국제 대회 부진에도 KBO 리그의 인기는 오히려 더욱 뜨거워졌다. 발빠르게 시대의 변화를 읽고 동영상 및 SNS를 파고든 전략과 대세가 된 OTT(Over-the-top media service)의 반사 이익에 KBO 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까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면서 문화 및 사회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는 정규 시즌에만 720경기 1231만2519명의 관중을 끌어 모았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 관중(1088만7천705명) 기록을 가뿐히 경신했다. 1100만에 이어 12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혔다.

    경기 평균 관중도 1만710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경기 수의 약 46%인 331경기 매진됐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중이 몰려 좌석 점유율 82.9%를 찍었다. 십중팔구라는 말처럼 야구장이 올해 대부분 자리가 찾다는 뜻이다.

    무려 9개 구단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삼성이 홈 관중 164만174명으로 지난해 LG의 홈 최다 관중 기록(139만7499명)을 24만명 이상 경신했다. 올해 돌풍의 주역 한화는 홈에서 열린 73경기 중 62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좌석 점유율 99.3%에 역대 구단 한 시즌 최다 관중(123만1840명)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LG, 롯데, 두산, SSG, KIA 등 7개 구단이 100만 이상 홈 관중을 모았다. 다만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 뒤 올해 8위에 머무르며 홈 관중 신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

    올해 역대 한 구단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삼성의 홈 경기 모습. 삼성 라이온즈 올해 역대 한 구단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삼성의 홈 경기 모습. 삼성 라이온즈 
    KBO 리그의 흥행 열풍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특히 40초 이내의 경기 영상을 팬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저작권을 풀면서 폭발적인 인기가 촉발됐다. 유튜브나 틱톡, SNS 등에서 KBO 리그의 전설들의 영상이나 배꼽을 잡게 하는 실책 등 영상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젊은 층들의 유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던 여성들도 계속되는 영상 노출에 KBO 리그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야구 팬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시 영상에 대한 저작권을 풀면서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에 문외한인 아내가 유튜브를 보더니 NBA에 빠져서 생중계를 볼 정도"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NBA가 올 시즌부터 ESPN·ABC(디즈니), NBC, 아마존 프라임 등과 11년 간 760억 달러(약 105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에 비할 수 없지만 KBO 리그도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료로 연평균 최대 8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CJ ENM과 2024~2026년 3년 총액 1350억 원, 연 450억 원의 역대 최고액에 계약했는데 내년 뒤 재계약하면 최소 500억 원 이상부터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올해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역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에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했다. 기존 스폰서인 신한은행과 2028년부터 2037년까지 10년 총액 1150억 원 계약을 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 허구연 총재(오른쪽)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 연장 기념 행사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 허구연 총재(오른쪽)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 연장 기념 행사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또 다른 KBO 리그 인기의 원인은 넷플릭스나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OTT의 활황에 따른 반사 효과라는 분석이다. KBO 내부에서 파악하는 원인이다.

    당초 프로야구 TV 중계는 드라마, 예능 등 인기 프로그램과 경쟁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들은 OTT가 자리를 잡으면서 '본방 사수'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언제든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포츠는 다르다. 승패가 갈리는 그 순간이 너무나 절대적인 만큼 생중계 시청이 필수적인 콘텐츠다. 때문에 실시간 경쟁을 하던 드라마, 예능은 뒷전으로 몰리고 스포츠 생중계에 눈길을 돌리는 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NBA는 물론 메이저 리그(MLB) 시청자들이 최근 늘어난 이유다. 

    2025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PS) TV 평균 시청률은 지난해 대비 약 12.5% 상승했다. 6.89%로 지난해 6.12%를 넘어섰다.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PO) 5차전 시청률은 10.26%, 시청자 수 254만5807명을 기록했다. LG와 한화의 한국 시리즈(KS) 4차전은 10.4%, 244만7295명이었다.

    시리즈 평균 시청률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4.24%, 준플레이오프(준PO) 4.89%를 시작으로, PO에서 7.74%, KS에서는 평균 8.69%의 시청률을 찍었다. 전체 PS 누적 시청자 수는 2687만3049명으로 집계됐다. PS 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전국 기준으로 167만9566명, 지난해(130만8785명) 대비 약 28%나 증가했다.

    LG와 한국 시리즈에서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 한화 이글스 LG와 한국 시리즈에서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 한화 이글스 
    특히 여성 팬들이 늘었다. 지난해 KBO 올스타전 예매를 분석하면 20대 여성의 비중은 39.6%로 가장 높았고, 30대 여성이 19.1%로 뒤를 이었다. 20~30대 여성이 전체 예매의 58.7%를 차지했다. 2023년 48.4%에서 약 10%P 증가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티켓 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한 성별 비율은 여성이 57.5%에 이르렀다.  

    20~30대 여성은 스포츠 인기의 척도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나 2000년대 후반 WBC,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전한 야구 등이 이를 입증한다. 젊은 여성들이 경기장에 몰리면 당연히 남성들도 야구장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또 중계 화면에는 미모의 여성들이 자주 잡힌다. 여기에 지난해 최고 스타 KIA 김도영을 응원하는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라는 응원 문구가 최고 유행어로 떠오를 만큼 재치와 개성이 넘치면 TV에 나올 수밖에 없다.

    TV를 탄 팬들은 짤을 만들어 SNS에 자랑처럼 올리며 이를 부러워 하는 주위 사람들이 야구장을 경쟁적으로 찾게 된다. 흥행 폭발의 또 다른 이유다.

    올해 최강의 원투 펀치 한화 폰세(왼쪽)와 와이스. 한화 이글스 올해 최강의 원투 펀치 한화 폰세(왼쪽)와 와이스. 한화 이글스 
    인기 구단들의 선전도 한몫을 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김도영의 부상 등으로 부진했지만 LG와 한화, 삼성 등이 상위권 경쟁을 펼치며 팬들을 불러 모았다.

    특히 한화는 열풍의 주역이었다. 최강 원투 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33승을 합작했고, 문동주와 류현진까지 최강의 선발진을 갖춘 가운데 김서현, 한승혁, 김범수, 박상원 등 불펜진도 강력했다. LG에 5.5경기 차로 앞선 채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한화 보살팬들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2023년 우승팀 LG의 뒷심이 더 강했다. 출루율 장인 홍창기의 부상에도 신민재, 문성주가 테이블 세터 역할을 제대로 해냈고, 오스틴 딘과 문보경,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 구본혁 등 리그 최강의 전력으로 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다.
     
    승리의 여신이 LG를 향해 웃었던 부분도 있었다. 지난 10월 1일 정규 리그에서 한화는 KS 직행 기회가 있었지만 충격적인 역전패로 무산됐다. SSG와 인천 원정에서 5-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서현이 현원회, 이율예 등 2군급 선수들에게 잇따라 2점 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것.

    10월 1일 한화의 패배로 정규 리그 우승이 확정된 LG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10월 1일 한화의 패배로 정규 리그 우승이 확정된 LG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NC에 졌던 LG는 한화의 패배로 정규 리그 우승을 어부지리로 얻었다. 그 후유증을 이기지 못한 김서현은 삼성과 PO에서도 잇따라 흔들렸고,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를 PO 5차전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LG는 전력을 소모한 한화를 꺾고 2년 만의 정상에 올랐다. 10월 1일 경기는 사실상 올해 KBO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른 승부처였던 셈이다.

    절치부심한 한화는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강백호를 4년 최대 100억 원에 영입하며 우승 의지를 천명했다. PO에서 한화에 졌던 삼성도 최형우를 2년 26억 원에 영입해 '윈 나우' 의지를 다졌다. LG는 KS 최우수 선수 김현수를 kt에 내줬지만 전력 누수는 크지 않다는 평이다.

    이들의 우승 경쟁에 김재환을 영입한 SSG, 김현수에 최원준까지 데려온 kt, 박찬호를 품에 안은 두산까지 가을 야구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내년 시즌에는 1300만 관중 시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야흐로 KBO 리그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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