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장관직 사퇴라는 악재에도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신년 맞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앞서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흐름이 반복됐다. 류영주 기자6·3 지방선거를 약 5개월 앞두고 발표된 부산시장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의 양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장관직 사퇴라는 악재에도 전 전 장관이 박 시장을 앞서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국민의힘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고 민주당 역시 '플랜B 부재' 속에 전 전 장관에 사실상 올인하는 양상이다.
중앙·지역 조사서 반복 확인된 '전재수 우위'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뉴스1 등 중앙 언론사와 부산지역지인 국제신문이 신년을 맞아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전 전 장관은 부산시장 적합도와 가상 대결 구도에서 박 시장을 앞서거나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중앙일보는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부산시장 적합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 전 장관은 23%, 박 시장은 17%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전 전 장관 39%, 박 시장 30%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국제신문 "다자·양자 모두 두 자릿수 격차"
부산지역지인 국제신문은 리얼미터와 함께 지난해 12월 27~28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를 조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신년맞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퇴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 제공이 조사에서 전 전 장관은 다자대결과 양자대결 구도 모두에서 박 시장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다자대결의 경우 전 전 장관은 부산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강서·북·사상 등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는 36.6%를 얻어 박 시장(17.1%)을 19.5%포인트 차로 앞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지만, 양자대결에서는 다시 두 자릿수 격차가 벌어졌다.
전 전 장관이 부산 전반에서 고른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같은 조사에서 박 시장의 시정 부정평가는 52.3%로 과반을 넘었고, 긍정 평가는 34.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 평가가 박 시장의 후보 경쟁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뉴스1 "전재수 18%·박형준 16%…조국 8% 변수"
뉴스1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8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부산시장 후보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 전 장관 18%, 박 시장 16%,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8%로 나타났다.
또 '전 전 장관의 통일교 의혹 관련 사퇴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영향이 있을 것' 53%, '영향이 없을 것' 3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면접조사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12.3%다.
경향신문 "PK, 야당 우세 유지…격차는 축소"
경향신문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부산·울산·경남(PK) 154명 응답을 별도로 분석했다.
PK 응답자 기준으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8%,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ARS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박형준은 시정 평가 발목, 민주당은 '플랜B 공백'
박 시장에게는 시정 평가가 최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스포 유치 실패, 가덕신공항 건설 지연 등 부산 현안의 연이은 차질이 누적되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도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감지되지만, 판을 뒤집을 만큼의 동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민주당 역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전 전 장관이 빠질 경우를 대비한 대안 카드가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통일교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박 시장과 맞설 만한 인물은 전 전 장관 외에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조국 변수'와 연대론…양강은 유지, 민심은 유동
조국 대표가 뉴스1 여론조사에서 8%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한 점은 범여권 연대론을 다시 부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민주당·혁신당 지지층과 중도층 일부에서 조 대표에 대한 선호가 확인되면서, 단일화 여부가 선거판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하면 부산시장 선거는 전재수·박형준 양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두 후보 모두 확고한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통일교 리스크, 시정 평가, 연대 구상과 수사 국면 전개 등 복합 변수가 맞물리며 부산 민심은 유동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부산 민심이 특정 진영에 고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지방선거 막판까지 변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조사기관·의뢰처·조사기간·조사대상·조사방법·표본오차 등이 각각 다르며,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