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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복 소금물, 제발 멈춰주세요" 의사가 말리는 이상한 유행[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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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아침 공복 소금물, 제발 멈춰주세요" 의사가 말리는 이상한 유행[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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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복 원장이 밝히는 아침 공복 소금물 루틴의 위험한 진실

    소금물 쾌변은 삼투압 현상, 남용 시 장 기능 저하
    공복 소금물 '나트륨 스파이크' 일으켜 신장에 부담
    활력 생긴다? 각성 착시일 뿐 고혈압 위험 높여
    한국인 나트륨 과잉…0.01% 상황 빼면 '백해무익'



    "최근 불고 있는 소금물 열풍, 의사로서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아침 공복 소금물 루틴'에 대해 닥터리가정의학과 이진복 원장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이 원장은 CBS경제연구실 유튜브 프로그램 <의사결정>에 출연해, 검증되지 않은 유사 의료 정보가 현대인의 신장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비의료인들이 주장하는 '소금물 효능'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우리 몸에는 이미 간과 신장이라는 완벽한 해독 공장이 있습니다. 소금물을 먹어 대변을 쏟아내는 것을 '숙변 제거'나 '해독'으로 오해하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구에 가깝습니다. 한 번 손상된 신장은 결코 이전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장내 수분 쥐어짜는 '삼투압 쾌변'의 착시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많은 이들이 소금물을 마신 뒤 화장실을 자주 가는 현상을 '노폐물 배출'로 착각한다. 하지만 이 원장은 이를 '삼투압 현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소금이 장내 농도를 높이면 우리 몸은 농도를 맞추기 위해 주변 조직의 수분을 장 안으로 끌어당깁니다. 변이 묽어지고 자주 나오는 것은 억지로 설사를 유도하는 변비약의 원리와 같습니다."

    이런 방식의 배변 활동은 장기적으로 장 기능을 악화시킨다. 억지로 수분을 끌어 쓰는 습관이 들면 장은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잃고, 나중에는 더 많은 염분을 요구하는 내성까지 생긴다. "단기적인 변비 해결이 목적이라면 소금물보다 안전한 변비약을 처방받는 것이 신체에 주는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나트륨 스파이크? 신장에게 시키는 가혹한 야근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특히 '공복'에 마시는 소금물은 질적으로 더 위험하다. 음식이라는 완충제가 없는 상태에서 고농도의 소금물이 들어오면 흡수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나트륨 스파이크'라고 표현했다. "혈당 스파이크처럼 혈중 나트륨 농도가 갑자기 치솟으면 신장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비상사태에 돌입합니다. 이는 콩팥을 억지로 깨워 강제로 야근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활력이 생기고 피부가 탱탱해진다는 느낌 역시 착각일 확률이 높다. 소금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주거나, 혈압을 올려 모세혈관을 팽창시키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신 듯 반짝하는 기분에 속아 소금물을 계속 마시다가는 고혈압과 신장 질환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99.9%의 한국인에게 소금물은 '독'이다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의학적으로 소금물 섭취가 권장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부신피질 기능이 떨어진 애디슨병 환자나 극심한 탈수를 겪는 열대 지역 노동자, 혹은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등 전 인구의 0.01%에 불과하다. "이미 WHO 권고 기준인 2,000mg을 훌쩍 넘겨 3,000mg 이상을 섭취하는 한국인에게 소금을 추가로 먹으라는 건 역행하는 운동입니다."

    이 원장은 소금물 대신 '미지근한 맹물 한 잔'을 최고의 공복 루틴으로 추천했다. "밤새 생긴 미세한 탈수를 해결하고 신진대사를 깨우는 데는 물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억지로 몸을 깨우는 소금이나 커피 대신, 우리 몸을 서서히 달래며 깨우는 물 한 잔이 진짜 보약입니다."


    내 몸을 지키는 한 줄 처방전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이진복 원장은 인플루언서들의 경험담이 의학적 진실을 가리는 현실에 용기 있는 목소리를 냈다. "누군가 소금물로 효과를 봤다고 해서 그것이 당신에게도 정답은 아닙니다. 소금은 죄가 없지만, 그것을 잘못 활용하는 인간의 욕심이 병을 만듭니다."

    "신장은 소리 없이 망가집니다." 유행을 따르다 평생 투석에 의존해야 하는 비극을 맞이하기 전에, 자극적인 정보보다는 내 몸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존중하라는 것이 이 원장의 마지막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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