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제공보수의 본산인 경북 도백(道伯)의 자리는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정당 후보가 독차지해 왔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면서 당내 공천 경쟁이 본선보다 더 치열한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선거판이 술렁였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이 이 지사와의 돈독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도정 관련 행사에 얼굴을 내밀기에 바빴다.
이러한 상황은 이철우 지사가 건강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며 3선 도전에 나서면서 급변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경북도청에서 열린 재정운영 성과 브리핑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왕 몸 바친 거 끝까지 몸을 바치고 가겠다"라며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암세포가 거의 싹 없어질 정도로 항암 치료가 잘됐다"라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의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려왔던 다선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해졌다.
이 지사가 이뤄놓은 도정 성과와 당 안팎의 탄탄한 지지세, 현역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출마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체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3선 기초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이강덕 포항시장을 제외하고 선거판에 뛰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지사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교통정리(?)가 되는 형국이다.
최경환·김재원. SNS캡처반면 관록 있는 인사들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대학 특강 등을 통해 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새해 첫날에는 울릉도를 찾아 "2026년은 그동안 꽉 막혀있던 경북의 경제와 정치가 술술 풀리는 희망의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금 경북이 보수의 심장이라 하지만 심장이 식어가고 있다고 자조적 비판을 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또 "경북지역에서 세대교체, 시대교체, 선수교체 요구가 많다"며 한걸음씩 더 나아가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여권은 아직까지 잠잠한 분위기다.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은 탓에 뚜렷한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중기 민주당 포항북구 지역위원장 등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오중기 위원장은 지난 2018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이철우 지사와 맞붙은 경험이 있다.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비례)의 행보도 관심이다. 지난 2022년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재도전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계엄 이후 노선과 계파 갈등을 더한 당내 역학구도와 경선 룰 등이 공천 과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