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왼쪽)과 중앙군사위 위원인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 연합뉴스중국군 서열 2위인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대한 추줄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장 부주석은 중국 최고위 군사 책임자일 뿐만 아니라 시진핑 주석과 부친 세대부터 집안끼리 깊은 관계를 맺는 인물이다. 또 개인적으로도 시진핑의 신임을 받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한 장성인 그는 최근까지도 주요 군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수행해 왔다.
장유샤 부주석과 함께 류전리 합참모부 참모장 겸 군사위원도 함께 경질되면서 2022년 10월 출범한 20기 군사위의 7인 체제에서 시 주석과 최근 승진한 장성민 부주석만 남는 2인 체제가 됐다.
중국군은 이와 관련해 기관지 해방군보를 통해 △군사위 주석책임제의 심각한 유린·파괴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에 대한 도전 △정치·부패 문제 조장 등을 거론했지만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 부주석이 핵무기에 대한 핵심 기술 자료를 미국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중국군 수뇌부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 내용을 인용했다.
당국은 중국의 핵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국유기업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전 총경리 구쥔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장 부주석의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그의 혐의에는 인사 비리를 저지른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 2023년 실각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에게 거액의 뇌물을 받고 승진을 도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장 출신인데, 이곳은 내부적으로 중국군 부패 의혹의 근원지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비공개 브리핑이 항상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군이 밝힌 이유를 바탕으로 장 부주석이 시징핑 체제에 도전했거나 파벌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장씨와 류씨에 대한 신속한 발표는 시 주석이 충성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집안 배경, 경력, 시 주석과의 인맥 등 그 어떤 것도 처벌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우젠원 대만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지난해 말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성민과 비교하면, (장유샤와 나란히 낙마한) 류전리는 장유샤와 관계가 더 밀접한 인물"이라며 "향후 중국군 고위 장성이 추가로 낙마할 경우, 장유샤·류전리의 '파벌 구축' 문제에 연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시니어 펠로 라일 모리스는 "장 부주석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행사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단순한 권력 투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시진핑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의미 있는 정치적 경쟁자가 나타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추줄된 두 사람 모두 시진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가까운 군 최고위 인사를 내칠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장 부주석의 부친인 장쭝쉰(張宗遜) 상장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산시성 고향 친구이자 혁명전쟁 시기 전우다. 장 부주석과 시 주석 역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군 내부의 선별적 처벌이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말도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S.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소의 중국 안보 전문가 제임스 차르는 "일부에서 제기했던 '군부 부패 척결 운동이 선별적'이며, 시 주석과 가까운 사람들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한 반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