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리. 부산경찰청 제공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리가 임명 4개월여 만에 공식 근무 해제됐다. 해제 사유를 놓고 '계엄 저항' 글 삭제를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엄 청장은 부인했다.
부산경찰청은 13일 오후 8시 30분쯤 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리에 대해 경찰청이 '근무 해제' 인사발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직무대리 근무 해제 일자는 오는 19일이다. 경찰청은 근무를 해제한 사유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근무 해제 사유를 두고 일각에서는 엄 청장이 강원경찰청장 재직 시절 한 직원이 내부 게시판에 올린 '계엄에 저항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린 데 대해 지적 또는 삭제를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최근 엄 청장이 경찰청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엄 청장은 최근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당시 다수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상계엄 발표 30분 뒤 해당 경찰서장에게 "정치적 언행을 삼가는 게 좋겠다"는 권고 수준의 언급이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청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도 "엄 청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징계 대상에 올랐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엄 청장도 이날 부산경찰청 출입기자단을 통해 직접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엄 청장은 "일부에서 제기된 '조사받은 사실'이나 '계엄 관련 글 삭제 지시'는 단언컨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 인사 관계자로부터 근무 해제 관련 연락을 받아 사유를 물었지만, '정부 인사라 아는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후 부산청 참모들을 불러 내용을 전하며 '소명기회가 없었지만 명령에 따라야 하는 경찰 신분인 만큼 인사에 따라야 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엄 청장은 지난해 9월 25일 경찰 치안정감 인사 때 강원경찰청장에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리로 임명됐고, 같은 달 29일 취임했다.
그는 제주 오현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찰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경찰간부후보생 45기로 입직해 충북 음성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제3기동단장, 서울 남대문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을 지냈다. 2021년 경무관으로 승진해 부천 원미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경찰관리관과 기동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3년 치안감으로 승진, 경찰청 경비국장과 강원경찰청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