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19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이 고개를 떨구며 탄식하고 있다. 이원석 기자"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흘러나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의 선고에 서울중앙지법 앞 서초동 교대역 9번 출구 인근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일제히 탄식했다. 곳곳에서 "장난하냐", "이게 나라가 맞냐"며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같은 시점 수백 미터 떨어진 서초역 인근의 진보 성향 단체 집회에선 안도의 한숨도 나왔지만, 역시 항의와 탄식이 주를 이뤘다. "이 재판은 국민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며 검찰 측 구형인 사형보다 못한 무기징역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이 나왔다.
19일 오후 3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선고가 시작되자 서초동 일대는 잠잠해졌다.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윤 전 대통령의 사형을 기대하는 진보 성향 단체가 각각 확성기와 스피커 등을 통해 각자의 구호를 외치면서 소란스러웠지만, 재판 시작 이후론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지 부장판사의 목소리만 들릴 뿐 양쪽 모두 숨을 죽였다.
이날 서초동 일대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집회와 진보 성향 단체 집회 참가자들 수천 명이 몰렸다. 이원석 기자 그러나 이어지는 지 부장판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양쪽의 반응은 엇갈렸다.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 의도를 갖고 내외적 요건 구성하고 여의치 않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의 검찰 측 주장에 대해 "그러한 경위와 과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는 등 지 부장판사로부터 윤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한 발언이 나오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 측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반면 진보 단체 쪽에선 반발과 탄식이 이어졌다.
반대의 상황에선 환호성과 탄식이 뒤바뀌었다. 지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교대역 일대에선 흥분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고성과 욕설이 커졌다. 반면 서초역 인근에선 환호성과 박수가 나왔다.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이, 김 전 장관에 징역 30년 등 선고가 이뤄지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다수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 지지자 박모(70)씨는 "이런 선고 결과를 예상했다. 말해 뭐하냐. 이게 나라인가"라며 "문제는 부정선거다. 처음부터 부정선거를 내걸고 싸웠다면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50대 남성 지지자는 울먹이며 "이제 대한민국은 끝났다. 나라가 한쪽으로 다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양쪽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력 1600여 명과 버스 차단벽 등을 투입했다. 이원석 기자진보 단체 측 집회에서도 아우성과 항의가 한동안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인 50대 송모씨는 선고 결과에 대해 "많이 아쉽다"며 "국민한테 총기를 휘둘렀는데 어떻게 사형이 선고되지 않을 수 있나"고 했다. 집회를 주도한 촛불행동의 사회자는 "이 재판은 국민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며 이어질 항소심 등에서 검찰 측 구형이었던 사형이 나올 때까지 거리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같은 소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선고 이후 양쪽의 시위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산했다. 집회 참가자 간 폭행 사건이 1건 발생했지만,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동 일대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진보 단체 집회 참가자를 합쳐 수 천명이 몰린 가운데 경찰은 경력 1600여 명을 투입해 충돌 등 소란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