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연달아 숨진 남성 2명의 발견 당시 112 최초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해당 남성들은 퇴실 시간이 됐는데도 방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몸이 뻣뻣하게 굳은 상태로 숨져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CBS노컷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강북구 약물 연쇄살인 사건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 52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 직원은 112에 전화를 걸어 "ㅇㅇ호에 있는 손님이 제가 깨우러 갔는데 흔들리지도 않고 뻣뻣하게 굳어 있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관이 '지금 호흡도 없나'라고 묻자 직원은 "잘 모르겠어요. 가까이 못 가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계속해서 경찰관이 사망자의 성별과 상태 등을 묻자 "남자 혼자 있다", "(몸이) 뻣뻣하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피해자는 지난달 28일 저녁 김모(22)씨와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신 뒤 숨진 채 발견된 20대 남성 A씨다.
지난 10일에도 강북구의 또 다른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가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5시 39분 이 모텔 직원은 112에 전화해 "ㅇㅇ호 손님이 안 나와서 제가 문 따고 들어가서…지금 손님 몸이 굳어있다. 숨도 안 쉰다"라고 신고했다.
B씨도 지난 9일 저녁 김씨와 모텔에 입실했다가 김씨가 건넨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마시고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0일 밤 9시쯤 김씨를 긴급체포해 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왔다. 김씨는 지난 19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김씨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9일 만난 2명의 20대 남성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만난 남성에게도 음료를 건넸지만, 남성은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김씨가 남성들에게 약물을 줄 때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12월 첫 피해자가 기절했다가 깨어난 이후 약물의 양을 2배 이상 늘려 남성들에게 줬다고 진술하는 점과 휴대폰 포렌식 자료 분석 내용 등을 바탕으로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김씨가 "잠에 들게 하려고 했을 뿐,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김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특수상해죄가 적용됐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해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또 현재까지 확인된 3명의 피해자 외에도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