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보상금수령단체에 대해 지난해 업무점검한 결과, 비리 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특히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는 임원이 친척에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비상근 고문에게 정관을 어겨가며 거액의 보수와 법인카드를 제공하는가 하면, 임직원끼리 '수당 잔치'를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
문체부는 20일 저작권 보상금 수령단체 공모 결과와 함께 보상금 수령단체로 선정한 문저협과 음실련에 대한 2025년 업무점검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이날 문체부는 저작권 보상금 수령단체로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을 선정했다.
다만 문저협과 음실련은 업무점검 및 보상금수령단체 심사에서 보상금 분배 및 조직 운영에 있어 미흡한 사항이 다수 확인돼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건을 부과하고, 2년 후 다시 공모를 통해 심사를 받도록 했다.
점검 결과를 살펴보면 음실련 임원 A씨가 명절선물 구입처로 자신의 6촌 친척이 대표로 있는 업체를 추천해, 결국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해당 업체와 2277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무처 연수회(워크숍)를 추진하면서도 해당 임원의 6촌 친척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여행사와 113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음실련은 지난해 10월 비상근 고문 B씨를 위촉하면서 고문료 월 570만 원, 월 한도 100만 원의 업무추진비용 법인카드를 지급하고 4대 보험까지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정관에 따르면 비상근 임원에게 보수를 지급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법인카드도 임원만 가질 수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음실련은 이사회에 계약 조건을 보고하지 않았고 B씨로부터 받은 대면 및 유선 자문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기록이나 결과물도 남기지 않았다. B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10월 한 달에만 업무추진비 한도를 초과해 104만 1400원이 결제됐는데, 심야시간대에 동일 장소에서 분할 결제한 사례도 있었다.
음실련은 임직원끼리 과도한 '수당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음실련은 지난해 휴가비로만 3억 2900여 만원을 집행해 1인당 평균 1천만 원의 휴가비를 나눠가졌다. 특히 음실련이 휴가비 요율을 2013년 기본급의 120%에서 2024년 210%까지 계속 인상하자, 문체부는 2023년 업무점검에서 이를 축소 개편하도록 시정명령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음실련은 임원과 국장급 직원의 휴가비만 폐지하고 요율은 210%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음실련은 총회나 이사회 보고 없이 △자녀 학자금(연 2~3백만 원), △식대(월 10만 원), △통신비(월 5만 원), △청년 주거안정비(월 10만 원) 등 4개 수당을 신설해, 해당 명목으로 지난해 9625만 원을 지급했다. 반면 원로회원 복지금과 경조비 등으로 집행한 예산은 전년보다 오히려 6900만 원 감소했다.
음실련이 무단 증축을 강행해 천만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 있는 사실도 지적됐다. 음실련은 2016년 자신들이 소유한 건물에 조립식 패널 공간을 무단으로 증축했다가, 2018년 6월 서울 강서구청에 적발돼 2019년 8월 자진 철거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음실련은 이를 무시한 채 2021년 10월 2980만 원을 들여 해당 공간을 직원용 체력단련실로 개조해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서구청에 이행강제금으로 약 1580만 원을 납부하고 있었다.
한편 문저협의 경우 분배공고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한 보상금을 잘못 분배한 사례가 확인됐다. 문저협은 해당 보상금을 공익 목적 사용이 가능한 미분배 보상금으로 관리하는데, 관련 저작물 일부를 표본 조사한 결과 △보호 기간이 만료된 저작물을 대상으로 오징수한 사례(심훈·김영랑 작가 등 5건, 63만 원)와 △저작자를 잘못 분류해 협회 회원임에도 10년간 보상금을 분배하지 않은 사례(2건, 24만 원)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음실련과 문저협에게 책임자 징계, 부적정한 예산 집행 시정,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요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시정명령을 통보했다. 아울러 보상금수령단체 지정 조건으로 △방만 경영 시정 △이해충돌 방지계획 마련 △관리수수료율 인하 △미분배보상금 축소 대책 마련 등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