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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 강신재가 건넨 '아너'…정은채 "손 내미는 어른 되고파"[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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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일어선 강신재가 건넨 '아너'…정은채 "손 내미는 어른 되고파"[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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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당당하게, 명예롭게 '그녀들의 법정'은 계속된다 <중>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편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프로젝트 호수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프로젝트 호수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좋네요, 비싼 거. 그게 만약 손에 넣기 쉬운 싸구려였다면, 그걸 지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_'아너: 그녀들의 법정' 12회 중 강신재가 권중현에게
     
    정의는 비싼 거라고, 슈퍼 카처럼 폼 나고 멋져 보이지만, 똑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터무니없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권중현(이해영)에게 강신재는 그답게 맞받아친다. 오히려 비싸기에, 손에 넣기 어렵기에 정의라는 게 의미 있다고 말하는 강신재는 그렇기에 꺾여도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신념을 향해 걸어간다.
     
    강신재는 친구 윤라영(이나영), 황현진(이청아)과 L&J(Listen&Join)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이라는 말 안에 싸구려 권력이나 비틀린 신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의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해 똑같은 악(惡)이 된 백태주(연우진)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강신재다. 그렇기에 엄마 성태임(김미숙)이 무너뜨린 해일을 처음부터 다시 쌓기로 했다. 강신재의 정의란 그런 것이다. 비싸고, 꺾여도 다시 일어나는 것.
     
    그런 강신재를 두고 정은채는 "어둠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어려웠고, 고민할 지점도 많았다. 비싸고, 손에 넣기 어려운 캐릭터가 바로 강신재였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어려웠기에 오히려 재밌었던 강신재

     
    '아너: 그녀들의 법정'은 여느 드라마처럼 현실을 대신하는 '사이다'도 아니고, 꽉 닫힌 '해피엔딩'도 아니다. 현실에서 피해 생존자들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그녀들의 법정은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며 끝난다. 현실적이면서도, 현실과 연대하는 결말인 것이다. 그 결말이 정은채도 좋았다.
     
    정은채는 "'아너'는 세 여성 변호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부터 구구절절 관계를 설명하는 게 아닌 중간 상황부터 시작되는 느낌의 드라마"라며 "시작과 끝이 있다기보다 '계속 가는 과정 속'의 드라마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작도 끝도 명확하지 않은 결말이 이 드라마의 결과 닮았다"고 이야기했다.
     
    정은채가 처음 만난 강신재는 쿨하고, 듬직하며, 이성적인 리더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는 "사이다 같은 발언도 하고, 주눅 들지 않고, 언제나 당당한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드라마 중반부터 항상 강인하고 당당해 보였던 강신재도 무너진다. 그때부터 강신재가 더 어려워졌다.
     
    "너무나 많은 고민과 상황을 맞닥뜨리며 스스로 무너지는 경험도 해요. 다시 일어나서 계속 뚫고 나가야 하는데, 흑화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둠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캐릭터였죠. 그리고 신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는 했지만, 연기할 때 뭔가 한발 묶인 채로 전력 질주해야 하는 느낌이었어요. 갈수록 정말 어렵고, 무겁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정은채는 오히려 쉽지 않은 캐릭터였기에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이 큰 재미를 줬다"며 웃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 

    강신재로서도, 정은채로서도 의지한 이나영과 이청아

    강신재가 무너지고, 어둠을 정면으로 맞닥뜨릴 때도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한 원동력은 20년 지기 윤라영과 황현진이다. 그들 셋은 친구이자 상처와 비밀을 공유한 끈끈한 연대체이기도 하다. 정은채는 "윤라영의 과거는 곧 우리의 과거"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건이 없었다면, 아마 그 셋의 현재는 없었을 거 같다. 암묵적으로 삶에 굉장히 큰 바위를 안고 사는 것처럼 그 사건이 관계 속에 늘 공존한다. 함께 이고 지고 가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친구들이 있었기에 강신재가 이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실패를 겪더라도 계속 싸워나가는 것 아닐까. 둘의 존재가 강신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이라고 했다.
     
    윤라영 역 이나영, 황현진 역 이청아와 만난 첫 작품이지만, 배우로서 궁금하고 좋아했던 배우들인 만큼 기대가 더욱 컸다. 그는 "세 명의 여성 친구들이 시너지나 호흡이 굉장히 좋고 잘 맞아야 이 드라마의 매력이 살고,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두 배우를 생각했을 때 너무 좋은 그림이 그려질 거 같았다"고 말했다.
     
    정은채는 "현실에서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투박하게 한 마디 던지는 게 관계의 깊이나 밀도를 느끼게 하는 점이 있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자연스럽고 억지스럽지 않게 호흡이 잘 맞았다"며 "내가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리더 역할이었는데, 날 믿고 지지해 줘서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 

    "무시무시한 에너지와 카리스마 있는 김미숙 선생님"

     
    극 중 강신재를 무너지게 하는 결정적인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엄마 성태임이다. 잠깐의 등장으로도 강신재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긴 성태임은 베테랑 배우 김미숙이 연기했다. 그의 커다란 존재감이 강신재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정은채는 "어머니 성태임 역에 김미숙 선생님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감독님께서도 굉장히 설렌 마음이었다"며 "감독님이 나와 김미숙 선생님이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모녀 같을 거 같다는 확신이 있었던 거 같다"고 들려줬다.
     
    그는 "성태임과 강신재는 타고난 기질이나 성향이 닮았다. 각자가 믿고 있는 신념을 향해 뚫고 나가는 저돌성과 에너지는 너무 비슷하다"며 "선생님은 되게 우아하고 섬세한 분인데, 그런 분위기를 뚫고 나오는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있으셨다. 그래서 날카롭게 비수를 꽂는 연기가 너무 카리스마 있고 멋있었다"고 이야기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며 다른 길을 갔고, 그로 인해 부딪혔지만 강신재와 성태임은 모녀였다. 그는 "큰 사건의 뿌리가 해일 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어머니와의 신들이 찍기 전에도 떨리고 두려웠다"고 했다.
     
    성태임의 해일을 물려받지 않겠다고 했던 강신재는 완벽하게 무너진 해일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성태임은 그런 강신재에게 해일을 넘겼다. 비로소 두 사람의 뒷모습에서 '모녀'를 발견한 순간이다.
     
    이 모든 장면에서 정은채는 김미숙으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성태임에 맞서는 강신재를 단단하게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정은채는 "끝나고 나서 선생님의 딸이어서 영광이었다고 인사드렸는데, 선생님이 너무 즐겁고 애썼다고 연락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어떤 작품으로든 또 만나 뵙고 싶다"고 전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프로젝트 호수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프로젝트 호수 제공 

    "손 내밀어 잡아줄 수 있는 어른 되고 싶어"

     
    성폭행 피해 생존자, 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낙인을 찍어 영원히 그림자 속에 가둬두고자 하는 가해자들, 약자를 짓밟고 그들만의 성채를 쌓아 올린 권력의 카르텔. 그 속에서 캐릭터들은 자신 안의 선과 악과 치열하게 싸우고, 자신만의 정의를 찾아 나갔다. 그렇게 누군가는 값싼 욕망을, 누군가는 값비싼 정의를 지켜냈다.
     
    정은채는 "이 드라마는 글보다도 현장에서 연기해 나가면서 더 어려운 작품이었다"며 "누구 하나 단순한 캐릭터가 없었다. 당당하지만 비밀이 있고, 책임감으로 뚫고 나가야 하지만, 죄책감이 있는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늘 공존해 있는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하면서도 점차 쉬워지는 게 아니라 강신재를 계속 알아가는 느낌이었다"며 "계속 의심하고,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어려웠지만, 그래서 많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캐릭터부터 주제까지 어렵고 무거운 현실을 다룬 작품임에도 '아너'는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까지도 강신재, 윤라영, 황현진은 피해 생존자의 손을 잡았다. 그 끝에서 정은채 역시 결국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음을 느꼈다.
     
    "피해자들을 향해 손을 내밀지만, 또 그걸 통해 삶을 이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도리어 힘을 받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은 우리가 손을 내미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했죠. 어렵고 힘겹더라도 함께 해나가는 게 맞다는 걸 배웠어요. 그런 면에서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어 꽉 잡아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당당하게, 명예롭게 '그녀들의 법정'은 계속된다_ 황현진 역 배우 이청아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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