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선거를 앞둔 전남 동부권 시민들 사이에서는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소외'에 대한 우려가 짙게 드러났다. 그러면서 무너지는 동부권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균형 발전 전문가'를 향한 갈망이 깊었다.
"특정 지역 중심 개발 안 돼"…동부권 아우르는 균형 발전 요구
지난 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대학교 캠퍼스 위를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학생들 옆으로는 '의과대학 없는 지역 의대 정원 100명 확정'이라는 홍보문구가 적혀 있다. 한아름 기자
지난 4월 1일 오전 전남 순천대학교 앞.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행정 통합이 자칫 광주나 전남 서부권 중심의 개발로 이어질까 걱정 섞인 목소리를 냈다.
순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홍모 씨(21)는 "통합 이후 모든 지원과 개발이 광주나 서남권 쪽으로만 쏠리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초대 시장은 권역별로 차별 없는 공평한 지원과 개발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에 거주하고 있는 순천대학교 학생 김민혁 씨(20)는 "행정 우선순위에서 특정 전략 지역에만 신경을 쓰고 동부권은 방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지역 사이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초대 특별시장이 잘 안배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민들의 입장도 비슷했다.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은 "특별시 체제가 되면 오히려 우리 농어촌이 더 소외될까 걱정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도 체제에서도 수산 분야 지원 예산이 부족했는데 특별시 체제에서 더욱 줄어들까 걱정된다"며 "지역 특성에 맞춰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세밀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기의 여수 국가산단…"전통 산업 체질 개선·일자리 사수 급선무"
동부권 경제의 한 축인 여수 국가산단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도현 플랜트 노조 여수지부 기획국장은 "현재 여수 산단에 일감이 없어 노동자들이 울산 등 타지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탄소 중립 대응 등 장기적인 산업 전환뿐만 아니라 당장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 단기적 정책을 함께 고려해 주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여수 시민 문승준(56) 씨 역시 "중국발 악재 등으로 산단 경기가 무너져 여수 전체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당장의 문제를 모면하려는 대책보다 산단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대책을 세워 줄 통합특별시장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대 유치와 문화 인프라 확충"…정주 여건 개선 목소리도
지난 1일 오후 전남 순천시 조례호수공원에서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한아름 기자 지역의 오랜 염원인 '전남권 의대 유치'와 생활 기반 시설 부족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순천에서 만난 시민들은 의대 유치를 둘러싼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대학병원을 설립해 의료 공백을 메워줄 것을 주문했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더불어 '문화적 갈증'을 호소했다. 광양 출신 순천대학생 이정은(20)씨는 "타 도시와 비교했을 때 문화 향유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청년들이 문화적 인프라를 좇아 서울로 떠나지 않도록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달라"고 미래 초대특별시장에게 요구했다.
전남 동부권 시민들은 통합특별시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지켜내고, 소외 없는 균형 발전을 통해 '살고 싶은 동부권'을 만들어 줄 실질적인 대안을 초대 시장에게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