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로 거로 되는 하정우 대통령실 AI수석,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한동훈 전 대표, 박믹신 전 국가보훈처 장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가 6·3 지방선거와 맞물린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까지 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해 온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고민 중"이라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내놓으면서 민주당의 대체 카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보수 진영에선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축으로 한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 완주 중인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까지 북갑 보선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등 추가 변수도 여전히 살아 있어 북갑은 벌써부터 거물급 인사가 뒤엉킨 '예측불허 정치 이벤트 선거구'로 달아오르고 있다.
하정우, 부인에서 '고민 중'으로…전재수 러브콜에 다시 떠오른 북갑 카드
북갑 보선 판을 다시 흔든 건 하정우 수석의 발언이다.
하정우 수석은 지난 6일 밤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북구갑 출마설과 관련해 "고민 중"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최종적으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반복돼 온 '불출마 기류'에서 한발 물러선 발언으로 읽히면서 민주당 안팎의 차출론도 다시 힘을 받는 분위기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연합뉴스하 수석은 1977년생으로, 네이버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지낸 뒤 이재명 정부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부산 출신으로 북구 구덕고를 나왔고, 지금의 북구갑 일대를 두고 "태어나고 자란 곳", "매일 놀던 곳"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역 연고를 강조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과는 구덕고 선후배 사이라는 점도 정치권에서 함께 거론된다.
민주당 부산시장 본경선 합동연설회 참석한 전재수 경선후보. 연합뉴스무엇보다 전재수 의원의 공개 러브콜이 하정우 차출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전 의원은 지난 2일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하 수석 같은 새로운 세대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등판을 요청했다. 앞서 한때 "하 수석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잘 안됐다"는 취지의 말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대통령실 내부 분위기나 민주당 전략 판단에 일정한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다만 하 수석은 신선함과 상징성, 북구 연고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직접적인 선거 경험과 지역 조직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점과 한계가 함께 거론된다. 결국 민주당으로선 '전재수 이후 북갑을 누가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하정우 카드의 파급력과 현실성을 동시에 따져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성 완주, 시장 경선이냐 북갑 예열이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의 완주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부산시장 경선에서 전재수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레이스를 이어가는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경선 완주를 넘어 북갑 보선까지 염두에 둔 '인지도 쌓기'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이 전 위원장은 이번 경선에서 '5년간 10만 개 일자리'라는 선명한 메시지를 앞세워 경제 의제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장 본경선 합동연설회 참석한 이재성 경선후보. 연합뉴스부산시장 경선에서 패하더라도 짧은 기간 안에 정책 이미지와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갑 보선이 현실화될 경우 다시 거론될 수 있는 자산을 쌓는 과정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지역 정가의 해석일 뿐, 당사자가 북갑 보선을 공식 목표로 밝힌 바는 없다.
한동훈, 여론조사 오류에 발끈…무소속 북갑 등판 신호탄?
국민의힘 진영을 넘어 보수 전체 구도에서 가장 큰 변수는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의 행보다. 한 전 대표 측은 최근 박수영 의원이 한 방송에서 한 전대표의 북갑 관련 여론조사 수치를 잘못 언급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특히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감정 대응이 아니라, 북갑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국회 소통관에서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정성국 의원. 황진환 기자한 전 대표는 최근 구포시장 방문과 부산 현안 관련 메시지 발신 등을 통해 북구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친한계 일각에서는 대구보다 부산이 더 유력한 선택지라는 전망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무소속 신분이라는 점에서 보수 표 분산 우려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 보수 단일화 여부, 조직 기반 확보 여부 등이 실제 출마 결단의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박민식, '연고와 경험' 앞세운 현실 카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여전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현실적인 북갑 카드로 꼽힌다.
박 전 장관은 오랜 기간 북구와의 인연을 강조해 왔고, 전재수 의원과 이 지역에서 여러 차례 맞붙은 경험도 갖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카드가 전국적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파급력 변수'라면, 박 전 장관은 지역 적합도와 조직력, 인지도 측면에서 검증된 '정공법 카드'라는 평가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처 장관. 보훈처 제공다만 민주당이 하정우 수석처럼 북구 연고를 가진 인물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박 전 장관이 강조해 온 '북구 사람' 전략 역시 재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북구 연고를 둘러싼 상징 경쟁이 벌어질 경우, 단순한 지역 출신만으로는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의 북갑 공천 전략은 부산시장 후보 확정 이후 전체 판세와 맞물려 다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북갑, 시장 선거의 그림자 아닌 또 하나의 본선
북갑 보선은 더 이상 부산시장 선거의 부속 변수가 아니라, 그 자체로 부산 정치 전체를 흔드는 독립 변수로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재수 의원 이후 '후계 구도'를 정리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박민식 카드 중심의 안정 전략을 택할지, 무소속 한동훈 변수까지 고려한 확장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민주당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처럼 경선 과정에서 인지도를 키운 인물들까지 북갑과 연결될 경우, 이번 보선은 단순한 지역구 승부를 넘어 전국 정치의 축소판 성격까지 띨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결국 북갑은 지방 선거 전체 흐름을 가늠할 핵심 승부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