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는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을까. 신간 '내일 날씨는 맑음'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장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넘어선 기후과학의 흐름을 한 인물의 연구 여정으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기후학자 자가디시 슈클라 조지 메이슨 대학교 석좌교수의 과학 회고록이다. 인도 시골 마을에서 몬순과 가뭄을 겪으며 성장한 저자는 날씨를 삶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와 극심한 가뭄이 반복되던 환경 속에서 "조금만 더 일찍 알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문제의식이 그의 연구 출발점이 됐다.
과거 기상학은 대기의 현재 상태를 기반으로 단기 예측에 집중해 왔다. 특히 1980년대 '나비 효과' 이론은 작은 변화가 결과를 크게 바꾼다는 점에서 중장기 예측의 한계를 강조하며, 날씨 예측의 불확실성을 부각시켰다.
책에는 이러한 통념과 맞서는 연구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슈클라는 기존 방식 대신 해수면 온도와 적설 면적, 토양 상태 등 '경계 조건'이 대기와 상호작용해 일정한 흐름을 만든다는 점에 주목했다. 컴퓨터 모델이 아직 충분히 정교하지 않던 시기, 그는 제한된 데이터로 실험을 반복하며 예측 가능성을 검증해 나갔다.
특히 인도 몬순을 둘러싼 연구는 책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해수면 온도의 미세한 변화가 계절 강수 패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은, 단순한 기상 관측을 넘어 기후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이 연구는 이후 계절 단위 평균 기후를 예측하는 '역학계절예측'으로 이어졌다.
반비 제공연구 과정에서의 개인적 경험도 함께 제시된다. 낯선 환경에서의 학업과 연구, 서구 중심 학계에서의 적응 과정, 연구비와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어진 시행착오 등이 비교적 절제된 톤으로 정리된다. 과학적 성취가 단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반복된 실패와 수정 속에서 축적됐다는 점이 강조된다.
후반부에서는 연구가 사회적 의미로 확장된다. 슈클라는 IPCC 제4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저자로 참여해 지구온난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과학적 합의를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 판단이 정치와 경제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상황도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책은 이와 함께 기후과학의 기본 개념도 설명한다. 날씨와 기후의 차이, 계절 형성 원리,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 등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내며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자가디시 슈클라 지음 | 노승영 옮김 | 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