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야구. 연합뉴스"왜 그렇게 야구를 좋아해요?"
"이렇게 확실한 공수 교대가 있는 스포츠는 거의 없어요."
야구를 설명하는 이 문장은 신간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가 던지는 핵심 질문이자 문제의식이다. 이 작품집은 승패와 기록이 아닌 '야구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앤솔로지다.
이번 책은 김연수, 김종광, 김홍, 심너울, 위수정 등 10명의 소설가가 참여해 각자 응원하는 프로야구 구단을 배경으로 한 단편을 묶은 작품집이다. 한화, 삼성, KT, LG, 롯데, KIA 등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기준으로 작가를 구성해, 야구를 '관람의 대상'이 아닌 '삶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수록작들은 경기의 승패보다 팬의 감정과 기억에 주목한다. 작품 속 야구는 화려한 승부의 세계라기보다 패배, 집착, 기억, 상실 등 일상과 맞닿은 감정의 층위로 그려진다.
LG 트윈스를 다룬 작품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선수에게 몰입하는 팬의 심리를 통해 응원의 본질을 포착하고, 롯데 자이언츠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는 과거 경기의 기억과 특정 선수에 대한 감정이 현재의 삶과 교차한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응원하는 팀이 없으면 늘 남의 경기를 보게 된다"는 인식을 통해 '내 팀'을 갖는 경험이 야구의 출발점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품집은 야구를 설명하기보다, 팬들이 경험하는 순간들을 축적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야구는 하나의 생활 리듬으로 제시된다.
현대문학 제공3월 개막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시즌, 주중과 주말을 채우는 반복적인 경기 일정은 개인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물린다. 이에 따라 작품 속 야구는 경기장을 넘어 가족 관계, 일상의 대화, 취미의 시작 등 다양한 삶의 장면 속으로 확장된다.
책은 또한 우승이나 영웅 서사 대신 '왜 계속 보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둔다. 약한 팀을 응원하는 이유, 사라진 선수에 대한 기억, 특정 구단의 '정신'을 둘러싼 상징적 설정 등은 야구가 합리적 선택이 아닌 감정의 축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2025년 한국 프로야구가 12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대중적 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 작품집은 그 흐름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된다. 기록 대신 기억, 승패 대신 감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스포츠 서사를 넘어 팬 경험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김연수·김종광·김홍 외 |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