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육군사관학교 출신 일부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통합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한기호·유용원 의원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사관학교 통합 이슈 진단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여론 조성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합동성은 교육기관 통합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군 구조, 지휘체계, 작전개념, 장교 전문성이 결합한 결과"라며 "문제의 원인인 인사·운영 실패를 교육기관 구조 문제로 오인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진 태재연구재단 책임연구원은 "합동성은 통합이 아니라 전문성 위에서 형성한다"며 "사관학교 통합은 군별 전문성을 약화하며 장교 양성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전자청원에는 지난 23일 '육·해·공사 통폐합 반대에 관한 청원'이 등록돼 30일 현재 1만 2천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청원의 취지에 대해 "최근 인구감소와 예산절감을 이유로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며 "그러나 사관학교 통폐합은 단순한 "학교 통합"이 아니라, 대한민국 군사력의 근간인 군종 전문성·정체성·지휘체계 기반을 약화시키는 국가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일련의 동향은 사관학교 통합 저지를 위한 육사 총동창회의 '액션플랜 2026'과 거의 일치한다.
육사 총동창회는 지난달 24일 기수별 간담회에서 △국방부 장관 면담 △국회 세미나 △대국민 성명과 기자간담회 △해·공사 총동창회, 3사 동문회, 학군장교(ROTC) 중앙회와의 연대 등의 행동계획을 공유했다. (CBS노컷뉴스 3월 26일 보도. 육사 총동창회 정부에 반기…'사관학교 통합 반대' 집단행동)
이 계획이 공개되면서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국방장관 면담이 불발되는 등 주춤하는 듯 했지만 다시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육사 총동창회는 각 기수모임을 통해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청원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며 조직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 반대운동은 언론을 통한 여론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부 매체에는 <통합사관학교, 어정쩡한 '정체성의 장교'> <사관학교 통합 추진 정치 논리 접근 안돼> <'사관학교 통합'이 놓치고 있는 것> 등의 칼럼이나 기고문이 실렸다.
사정이 이쯤 되자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위(공동위원장 백군기·김도균)는 30일 군 개혁에 제동을 거는 '출신 기득권'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위는 "이 문제는 특정 출신이나 동문 조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의 신뢰를 기준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국방부에 대해서도 "사관학교 통합 논의의 취지와 방향, 추진 절차 등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조직 명칭이나 형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흔들림 없는 개혁 완수를 촉구했다.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는 최근에 공표된 게 없다. 다만 2022년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의 발표를 계기로 한 여론조사(9월)에선 육사의 충남 계룡·논산 이전에 대한 찬성(47.7%)이 반대(37.1%) 응답보다 많았다.
여기에다 이후 발생한 12·3 비상계엄의 여파와 미래전쟁에 대한 대비 필요성 증대 등을 고려하면 육사 이전을 포함한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