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자두. 아츠로이엔티 제공"'싱어게인4'와 김밥 축제에 출연했을 때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반가워해 주시다 보니까 제가 누군가의 한 지점에 추억이라는 걸 알았어요. 제가 잘해야지 무대에서 조금 더 환호를 얻는 건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제 노래를 들으면서 했던 사랑, 겪었던 이별, 그때의 분투와 고민 등을 관객분들이 떠올리시는 거 같더라고요. 그걸 무너뜨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의 추억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지금의 나는 뭘 해야 할까?' 싶었고요. '적어도 자두만큼은 이런이런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하는 반응에 저도 반응하는 '리액션'의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나하나 신경 안 쓸 수가 없었죠. 너무 과감하거나 실험적인 건 걷어냈고, 너무 힘을 빼는 것도 경계했어요."
2001년 낸 데뷔 앨범부터 정규 4집까지 '요정' '여고시절' '일년만에 돌아왔네' '으악새' '사나이 가는 길' '젊은이의 양지' '친구야' '연탄갈비' 등 다수 수록곡 작사에 참여한 자두. 지난달 27일 발매한 새 미니앨범 '말말말'을 준비하면서는 아예 기획 단계부터 관여하며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방향을 잡고,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며, 퍼포먼스를 어떻게 짜고 어떤 옷을 입을지까지 꼼꼼히 살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자두를 만나 '말말말' 제작기를 들었다. 두 번째 편에서는 앨범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날 인터뷰 당시 입었던 형광 연두색 원피스와 진주목걸이, 새로 한 금발 염색도 물론 자두의 뜻이었다. 패션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큰일 났다!' 싶을 정도로 옷들이 다 짧더라. 몸의 조직이 안 드러나길 바랐다"라고 너스레를 떤 자두는 "팔동작을 많이 쓰다 보니 음악방송에서는 스포티함이 강조된 옷을 입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자두를 만났다. 류영주 기자자두는 "제 에너지와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려면 의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형광색이나 네온 컬러가 이번 앨범이랑 맞는다고 생각한다. 색감도 중요하고. 정적인 앨범도 아니고, 이왕이면 자두밖에 안 입는 컬러가 뭔지 생각해 봤다. 무대에 오를 때는 스포티함을 강조해서 움직임이 편한 것, 그리 여성스럽지는 않아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것을 입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내 "뮤직비디오 의상이 되게 잘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말말말' 뮤직비디오에서 자두는 넥타이를 맨 긴팔 흰색 셔츠+붉은 체크무늬 치마+검은색 바지, 연청바지+흰색 레이스 장식이 돋보이는 파란색 맨투맨을 입었다.
"제가 과한 게 잘 어울린다"라고 운을 뗀 자두는 "뭘 더할수록 어울린다. 더 자두 시절에는 일부러 촌스럽게 한 적도 있었고, 소품으로 빨래집게가 나오고 무대에 오토바이가 등장한 적도 있었다. 톰보이나 악동 같은 패션도 했었다. 이번엔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주려고 했고, 색감과 디테일이 들어간 의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곡 만들면서부터 제가 다 수집을 해놨다"라고 말했다.
안무 동작을 할 때 걸리는 부분이 없도록 활동성도 중시했다. 자두는 "스타일리스트분들이 워낙 능력자여서 구현을 다 해줬다. 나름의 TPO(Time·Place·Occasion, 때·장소·경우)에 맞게 얘기해서 이번 무대도 마냥 점잖고 예쁜 옷이 아니라 스포티하면서도 에너지 있는, 딱 어울리는 의상이 나올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타이틀곡 '말말말' 뮤직비디오 캡처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며 느낀 게 있다. "생각보다 많은 공정을 통해 앨범이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두는 "사진, 뮤직비디오까지 모든 공정에 업계 말로 소위 '참견'을 했는데 그만큼 재미있게 작업해서 결과에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되게 마음에 든다. 나름 제가 디렉팅하고자 한 방향성에 만족한다. 메시지적으로도, 지금의 나와 이전의 나, 훗날의 나를 연결하는 고리는 만들지 않았나"라고 돌아봤다.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말말말'을 완성했다. 예전에는 '이런 거 하고 싶어' 하면서 전문가에게 전체 편곡을 맡겼다면, 이번에는 사운드의 디테일과 기타 톤, 앨범의 카테고리와 피칭까지 두루 살폈다. 자두는 "그동안 해 본 게 아니어서 '어랏? 이게 안 됐네' 하고 뒤늦게 처리하면서 좌충우돌하긴 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아쉽지 않게 잘 준비한 거 같다"라고 밝혔다.
"결핍이 있었던 만큼 욕심이 생겼다"라고 털어놓은 자두는 "들떠 오르면 무게를 잡아주는 분들"을 곁에 두고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이건 악기를 들어야겠다' '이건 복고적이었으면 좋겠다' 등 세부적인 사항도 고민했다.
그는 "자두라는 가수가 이 가요계 안에서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는 이미지와 위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주류가 되지 않더라도, 틈새에서라도 나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일상을 노래하는 것도 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 같고, 록이나 밴드 사운드도 충분히 해 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싱어송라이터 자두. 류영주 기자"제가 레퍼런스(참고)가 없어요. 믹싱할 때 뭐가 고생했냐면요. 엔지니어가 '요즘 세상에 레퍼런스 없이 맡기는 사람 처음 봤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엔지니어가 죽어나갔죠. (웃음) 저는 되게 추상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추상적이어도 너희가 구현해줘야 한다고 했어요. 자두의 장르는 자두라고 생각하고, 이게 제가 있어야 할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흉내내거나 따라하지 않고도요. 앞으로의 자두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 만들고 싶은 건 '끊어지지 말자, 연결되자, 이어가 보자'는 거였어요."
'말말말'은 LP로도 나온다. "좀 더 레트로하고 추억이 담기면서도 힙하고, 과거와 지금을 잇는 형태"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자두는 "제가 CD 세대이긴 하지만 LP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 너무 새롭지는 않고 익숙하지만 눈에 띄는 부분도 있는"이라고 말했다. 실물 LP는 5월쯤 받아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음원 발매 시기에 맞춰 LP도 공개하려 했으나 생각보다 제작 기간이 길어서 시차가 발생했다. "이런 게 바로 실수다. 일정을 맞췄어야 하는데…"라고 웃은 자두는 "지금까지 몰랐던 걸 (이번에) 많이 배워서 다음 앨범 준비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다음 앨범 나오기까지의 공백기는 조금 더 줄어들지 않을까. 스케치한 곡을 기준으로 100곡 넘게 보유한 자두는 어떤 곡을 싱글로 낼지, 앨범 단위로 묶을지도 이미 구상했다고. "늘 열심히 살았고, 늘 최선을 다했다"라며 "꾸준히 꾸준했습니다!"라고 외친 자두의 새 미니앨범 '말말말'은 현재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