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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믿지 않았다…코스피 2300→7400, 1년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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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믿지 않았다…코스피 2300→7400, 1년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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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만에 '세 배' 퀀텀 점프

    6일 단숨에 장중 7400 돌파
    역대 두 번째 상승폭 보여
    시가총액 사상 첫 6천조원

        
    "국장 탈출은 지능순." 약 1년 전까지만 해도 '박스피'로 불렸던 코스피. 코스피 투자자들 사이에선 조롱 섞인 이 말이 공공연히 거론됐다. 작년 4월 초에는 2300선 붕괴마저 걱정했다. 그랬던 코스피가 퀀텀점프를 하며 '7천피 시대'의 문을 열어 제쳤다. 1년 만에 지수 천 단위는 무려 '다섯 차례' 갈아치웠고, 5천 포인트를 수직으로 끌어올린 대기록이다.

    6일 코스피는 장 시장 직후 급등하며 7300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상승해 모든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매수사이드카'까지 발동됐지만 코스피의 고속 질주는 막지 못했다. 이날만 무려 6.45% 상승하며 7384.56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 때 7400도 찍었다. 이날 상승폭은 역대 '두 번째'였다.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6천조 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실적'이 모든 걸 바꿨다

    코스피가 이처럼 기록적으로 상승한 원인으로는 압도적인 반도체 실적이 첫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5%, 405.5% 급증했다. AI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부족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익 전망치 상향을 이끌었고, 실적이 그 전망을 사실로 확인해줬다.
     
    이날 장세도 같은 맥락이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가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와 다르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AMD가 데이터센터 매출 57% 증가라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흘러나온 '반도체 훈풍'이 국내로 그대로 번졌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에서 핵심 프로세서를 조달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 가까이 급등하며 동반 신고가를 경신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천피, 6천피와 마찬가지로 저평가받고 있던 반도체 섹터가 하드캐리해서 주가를 끌어올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현 시장이 거품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코스피 7300을 넘어섰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18에 불과하다. 쉽게 말하면 지금 코스피에 편입된 기업들이 앞으로 1년 동안 벌어들일 이익 대비 주가가 여전히 싸다는 의미다. 지수가 3배 이상 올랐는데도 이익 전망치가 그보다 더 빠르게 올라간 덕분이다.

    달라진 돈의 흐름

    증시로 온 돈의 흐름도 한몫했다. ETF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ETF는 주식처럼 편하게 매매하면서도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성격 덕에 이른바 '국민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ETF 순자산은 450조 원에 육박한다. 2023년 100조 원을 넘긴 뒤 2025년 6월 200조 원, 올해 1월 300조 원을 돌파했다. 400조 원까지는 불과 3개월이 걸렸다.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피가 오르고, 코스피가 오르면 다시 ETF 가치가 올라가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특히 이날 상승장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530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IBKR이 삼성증권을 통해 한국 주식 매수 서비스를 이번 주부터 개통하면서 외국인 개인투자자 유입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계엄·탄핵 정국과 트럼프 상호관세 쇼크로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정치 리스크 해소와 함께 다시 한국 증시로 돌아온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안정적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려면 시장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과 투자자의 동반 성장을 위한 정책,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도 과제"라고 제안했다. 이같은 전제조건이 해결되면 "올해 코스피 상단을 7250으로 제시했는데, 하반기 전망을 통해 추가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7천선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으로 마감했다. 박종민 기자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7천선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으로 마감했다. 박종민 기자

    체질 개선은 아직… 그래도 8천피는 갈 듯

    기적적인 랠리로 '코스피 7천 시대'의 문은 열렸지만, 아직 국내 증시의 체질이 개선됐다고는 볼 수 없다. 이날 상승 종목은 205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659개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43%를 웃도는 반도체 쏠림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취약성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는다.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서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한국이 수혜를 보는 영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전력·발전(원전·SMR)·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넓어지고 있다. 이 분야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지수를 받치는 구조적 요인이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꺾이지 않는 한 이 흐름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코스피 이익의 60%가 반도체에서 나올 전망"이라며 강세 지속을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유동성 장세보다는 실적 기반의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장기 공급 계약 확대 등으로 이익의 질도 개선되고 있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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