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숨을 고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한 달 앞둔 홍명보호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내걸었으나, 본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기며 과제를 산더미처럼 떠안았다.
이번 월드컵은 '캡틴' 손흥민(LAFC)의 사실상 마지막 무대다. 지난 여름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둥지를 옮긴 손흥민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을 선택했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손흥민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루카 모드리치(AC밀란)와 함께 '월드컵에서의 라스트 댄스' 주인공으로 조명하며 그의 네 번째 월드컵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LAFC로 이적해 13경기 12골 3도움을 몰아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도 총 18경기에 출전해 2골 14도움을 기록하며 '특급 도우미'로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손흥민의 위치를 고려하면, 현재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조력자 중심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북중미 환경 적응을 위해 미국 무대를 선택했던 취지와 달리, 대표팀에서의 결정력 저하와 맞물리며 최근 활약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는 상황이다.
최근 대표팀의 흐름도 좋지 않다. 한국은 지난 3월 A매치 2연전에서 코트디부아르(0-4 패)와 오스트리아(0-1 패)에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특히 '0득점 5실점'이라는 성적표는 월드컵 본선을 불과 70여 일 앞둔 시점에서 경쟁력에 큰 의구심을 남겼다. 손흥민 또한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으나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침묵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전술적 완성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고수하고 있으나 수비 조직력에서 허점을 노출했고, 세계적인 수비수 김민재(뮌헨)를 보유하고도 불안한 뒷문을 노출했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유기적이지 못한 중원 전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3차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며 쌓은 기대감이 최근의 연패로 인해 차갑게 식어가는 모양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5년 11월 1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편성 결과는 긍정적이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체코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포트 2의 이점을 살려 최악의 대진은 피했다는 평가다.
홍명보호는 6월 12일 체코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멕시코, 남아공을 차례로 상대한다. 조별리그 모든 경기를 멕시코 내에서만 치러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현지의 고지대 적응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2강과 16강이라는 두 번의 토너먼트 관문을 넘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뒤로하고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5월 18일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최종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지, 아니면 최근의 부진이 본선까지 이어질지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