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감사의 정원 준공식'에 참석해 6.25 참전유공자와 석재 조형물을 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6·3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받들어 총' 조형물 논란을 빚었던 '감사의 정원'이 준공돼 시민들에게 공개되자 서울시장 후보들 사이에서 격론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측은 "선거를 앞두고 졸속으로 진행된 오세훈을 위한 준공식"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감사의 정원이 극우와 군사주의의 상징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 측은 12일 감사의 정원 준공에 대해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을 외면한 채 끝내 '입틀막 강행'을 멈추지 않았다"며 "이번 준공식은 선거를 앞두고 졸속적으로 진행된 오세훈의, 오세훈에 의한, 오세훈을 위한 준공식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 측은 또 감사의 정원 조성에 약 207억원의 예산이 쓰인 점을 거론하며 "약 200억원이 투입됐음에도 필요성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오 후보에게 서울시민의 세금 200억원은 쌈짓돈에 불과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00억원은 2011년 오 시장이 무책임하게 정치적 도박을 강행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들어갔던 시민의 세금"이고 "안전성과 사업 타당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오 시장이 무리하게 추진한 한강버스 운영에 매년 들어가는 시민의 세금"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 측은 "광화문광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특정한 메시지나 이념을 일방적으로 투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된다"며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원칙을 외면했고 그 결과 광화문광장은 통합의 공간이 아니라 갈등의 상징으로 변질돼 버렸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또 "관련자들은 오 시장과 함께 감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의 무리한 계엄요구를 반대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지침에 따랐던 공직자들이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서 '서울 공간 대전환' G2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구태하고 저급하기 짝이 없는 프레임으로 감사의 정원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세력이 여전히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도대체 어떤 국가관을 갖고 있어야 감사의 정원에 '극우' 딱지를 붙일 수 있는 것이며, 최고의 예우와 존경의 의미를 표현하는 의장대 사열에 '군사주의 상징'이라는 낙인을 찍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 후보는 "정원오 후보에게도 묻겠다. 감사의 정원을 극우와 군사주의의 상징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느냐"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오 후보는 감사의 정원이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선진 시민의식을 북돋는 긍정의 정원, 6·25 22개 참전국 국민들에게 끈끈한 유대감을 전하는 감동의 정원, 대한민국의 숭고한 역사를 알리는 국격의 정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한국전쟁 참전 22개국 주한대사와 참전용사, 오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피었습니다'라는 부제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개최했다.
감사의 정원은 오 후보가 2024년 발표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그 계획이 나왔다. 당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한국전쟁 참전국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제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에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시민단체 등에서 꾸준히 나왔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에 용산 전쟁기념관이 있는 만큼 비슷한 성격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있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총' 석재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