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협상에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6개월 간 진통 끝에 총파업을 앞두고 극적 타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파업 개시일을 1시간 30분 앞둔 20일 오후 10시 30분 성과급 협상을 타결했다.
잠정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평균 임금 6.2%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은 기존 성과급인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더해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10.5%를 재원으로 하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과 최대 연봉 50%를 지급하는 기존 OPI를 더하면 메모리사업부는 6억원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직원은 약 2억1천만원을 수령 가능하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이번 타결로 '성과급도 협상 대상'이라는 뉴노멀(새로운 기준)과 함께 고액 성과급을 확보했고, 사측은 생산 차질을 막고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실리를 얻었다.
"그들만의 세상"…식음료 업계 '상대적 박탈감' 토로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다른 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고유가·고환율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식음료 업계에선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장재 등 원자재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원료 가격은 올려주고,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소비자 가격은 내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수억원 성과급 협상은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음료 업계의 연봉이 대기업 기준 5000만원에서 8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억원 성과급 투쟁은 '너무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노조도 어찌 됐든 노동자의 권리와 권익을 대변하는 게 맞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까지도 노조의 이익만 취한다고 하는 건 사실은 잘못된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다수의 노동자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액수다 보니 보는 눈이 곱지는 않다"고 말했다.
"귀족 노조" 비판…"돈 달라고 투정대는 것 같아"
삼성전자 노조에 대해 '귀족 노조'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다른 관계자는 "정말 '그들만의 세상'이라 공감이 전혀 되지 않는다"며 "직장인의 입장으로서는 그들이 '귀족 노조'라는 것이 정말 실감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삼성전자 노조 편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노조가 보통 공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을텐데 연봉도 많이 받는 분들이라 약자를 위한 것도 아닌 것 같아 비판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자와 고용주와의 관계로만 보면 근로자 입장에서 당연한 주장일 수 있지만 삼성전자 노조원과 나를 비교하면 많이도 받는 사람들이 사적으로 돈 달라고 투정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도 "포장재 구하느라 정신없는 상황에서 수억원 성과급 타령하는 삼성전자 노조의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듯이 엘리트인 삼전 노조도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노동자 집단에서도 계급을 나누려고 하고 자신들의 기득권만 주장하고 있으니 상당히 모순적이고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