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이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내란특검은 28일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판결과 관련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전날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직무유기와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내란특검은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직무유기 등 주요 혐의엔 모두 무죄를 선고했고 위증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조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를 지원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보고 받고도 국회에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 내용을 조 전 원장이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회에 대한 보고의무가 발생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란특검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비화폰 삭제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조 전 원장 1심과 같은 날, 같은 재판부에서 나온 판결이다.
내란특검은 박 전 처장이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를 없애 의도적으로 비상계엄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홍장원의 비화폰 화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가 노출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호처 지원본부장 등은 나름대로 최선의 판단으로 계정 삭제를 검토하고 보고했다"고 무죄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사후적으로 봤을 때 해당 조치가 미흡했거나 더 바람직한 방법이 있었다고 해서 증거인멸의 고의가 있다고 추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실무자의 건의를 받고 국정원장과 협의 후 조치한 점을 고려하면 증거인멸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