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인사들로부터 공교롭게도 연이어 몇 차례 ''''중국에 대한 오해''''와 관련한 얘기를 들었다.
지난달 중순 한중 총리회담 참석차 중국에 온 김황식 총리는 총리회담 뒤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은 아니더라고 말했다.
단지 북한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한국의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간의 개인적인 신뢰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2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을 거치면서 중국은 일만 터지면 북한 편들기에만 몰두한다는 국내 일부의 시각과는 다른 의견이었다.
지난 9일 니어재단과 칭화대 공동 주최 워크숍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정덕구 전 장관은 중국이 한국을 경시한다는 생각은 오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BestNocut_R]
미국과는 긴장국면이 끊이질 않고 러시아는 자원외교 차원에서라도 분명히 잡아둬야 하고 인도는 지칠줄 모르고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단지 우선순위(priority)에서 한국이 다소 밀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만난 중국 학자와 관료들은 현재 상황에서 북만을 붙잡고 있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호문 중국 삼성 부회장은 지난주 베이징 특파원들을 만나 취임 5개월 여동안 느낀 소회를 말하면서 중국에 대해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틀렸다는걸 알게 됐다면서 공부를 완전히 다시 해야겠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자신뿐 아니라 한국서 근무하는 사람 대부분이 중국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디자인 등에서 많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더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중대사직을 떠난 류우익 대사는 이임을 앞두고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자루이(王家瑞)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장즈쥔(長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 등을 이임 인사차 잇따라 만났다.
존 헌츠먼 전 미국대사는 1년 8개월여의 재임기간동안 중국 최고위층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한 번도 독대하지 못했고, 2010년 7월 부임한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일본 대사도 중국 고위층을 만나기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차기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부총리가 이임하는 한국대사를 만난 건 중국의 한국중시 사례의 하나로 봐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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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G2로 등장한 이후부터 끊임없이 중국위협론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지금 중국의 모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주역이란 자부심을 바탕으로 굴기하려다 곳곳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부딪치면서 역부족을 느끼고 있다는 게 맞을 듯하다.
중국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고 아직도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지만 한국을 경시해도 좋을 만큼은 아니고, 북한만을 감싸고 돌 만큼 현실감각이 없지도 않다는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