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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김현정의>[분석 #1]
지난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그대 폭압을 뚫고 언론 자유를 외쳐라"는 주제를 내걸고 최근의 방송 시사프로그램 현실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나온 KBS 박 모 기자의 발언이 화제다.
"4대강 보도 하겠다고 하면 위에서는 ''국민 80%가 동의하는 사안만 보도하라. 왜 국론을 분열시키냐''면서 취재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한국방송공사는 실제로 국민 여론을 얼마나 중시할까? 살펴보자.
KBS가 2010 하반기 KBS방송문화연구소를 통해 2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주제는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전문가, 일반시민 모두 1위로 백범 김구 선생을 꼽았다. 그러나 국민여론조사 후 KBS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는 김구 선생이 아닌 그 대척점에 서있다고도 할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일반시민 투표에서 8위, 전문가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국민의 80%가 동의할 사안을 방송하도록 하라는 원칙은 어디로 날아가 버린 걸까? 원칙만 날아간 것이 아니다. 여기에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제작진도 전원 교체되어 날아갔다.
[분석 #2] 국민이 뽑은 부동의 1위 김구 선생은 첫 번째 주인공이 되지 못했고 두 번째 주인공에서도 밀려났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KBS 다큐멘터리에 등장할 인물은 백선엽 장군, 6.25 다큐멘터리 2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 영웅이고 한국군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문제는 친일인명사전에 올라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 그 이유는 바로 간도 특설대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간도 특설대는 조선독립군과 중국의 우국지사들이 연합해 만주와 간도 지역에서 활약하자 일본과 괴뢰만주국이 이에 맞서 설립한 만주군 부대이다. 대부분 친일파 조선군인들로 구성돼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동북항일군과 팔로군에 대해 108차례 토벌공격작전을 벌였다. 이들에게 살해된 항일무장세력과 민간인은 172명에 이르고 많은 사람이 체포되거나 강간, 약탈, 고문을 당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부대 소속 군인들이 해방 후 그대로 국군지도부가 되었고, 제주 4.3사건의 토벌지휘관이 되었고, 6.25 전쟁에서 큰 역할들을 맡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만주에서의 활동기록이 분명치 않은데 이 부대 소속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이는 명예훼손이라며 유가족들이 고소함으로써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KBS 노조는 친일파 미화라며 반대입장을 내놓고 지난 31일 공정방송위원회를 요구했으나 사측 공정방송위원들이 논의를 거부한다며 회의장에서 나가버렸다. 과연 국민 80%가 공감하는 공정한 특집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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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3]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들을 역사적 인물로 추앙하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특집 기사를 쏟아내는가? 그 시작은 조선과 중앙 등 대형보수신문들이 5.16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화려하게 조명하면서부터라고 봐야한다.
중앙일보는 ''박 전 대통령과 5.16 세력은 산업화와 자주국방을 내걸고 한국 사회의 변혁을 주도했다''며 논설위원 칼럼과 5.16 주체인 김종필 전 총리 인터뷰를 인터뷰해 지면을 대폭 할애했다. 4.19와 5.16의 정신은 결국 하나라며 5.16 군사 쿠데타의 색깔을 지우고 우국충정의 신화로 미화 시킨 것. 조선일보도 5.16 주도세력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주로 부각하며 역시 김종필 전 총리의 인터뷰를 실었다.
왜 갑자기 5.16을 위대한 혁명으로 미화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크게 부각시키고, 백선엽 씨를 살아있는 전설로 띄우는 것일까?
1) 역사관과 역사의식 자체가 보수우익적이고 퇴행적이어서 정말 그렇다고 믿는다?2) 군사독재에 협력해 정권의 홍보도구 노릇을 했던 과거에 대한 죄의식이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어 이를 떨쳐내고 자신들의 부역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다?3)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가속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상, 이제 붙잡고 매달릴 것은 그 쪽 뿐이라서? 박정희, 이승만, 백선엽 이들이 상징하는 역사적 명제는 친일청산의 미흡, 친미정권의 시작, 군사통치와 독재이다. 이 명제들은 모두 보수우익 진영의 아픈 과거이자 그렇다고 떼어버릴 수도 없는 업보이다.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돌파해 나간다는 것이고 버릴 수 없다면 세탁해 쓴다는 결의를 읽을 수 있다.
4.19 혁명을 불러 온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 4.19 혁명의 계승을 끊어버린 5.16 쿠데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흡사한 과거를 가진 백선엽 장군. 이들의 미화는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역사적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희석시켜 박근혜 전 대표의 앞길을 평탄케 한다. ''길 세탁''이자 박 전 대표에게 ''눈도장 찍기''라 할 수 있다. 대선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친일청산 미흡과 군사정권에 잇닿은 뿌리, 분단상황 고착에 대한 책임을 미리 세탁하고 물 타기 하는 과정이라 여겨지는 것이다.
문제가 될 만한 시커먼 돈을 세탁해 쓰듯이 문제가 될 만한 역사도 이렇게 특집기사와 다큐멘터리로 미리 세탁해 두는 센스라니!대한민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