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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은 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1992년 대선 당시 3천억원을 줬다고 밝힌데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이날 CBS와 전화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보도 내용을 보고받고 어이없어하셨다"며 "그 사람 요즘 뭐하는데..?"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4,5년 전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인 그가 회고록을 어떻게 썼는지, 이제와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김 전 대통령이 감옥에 넣은데 대해 앙심을 품은 것 아니냐"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노태우 씨가 각하에게 직접 돈을 준 것도 아니고 금진호 당시 상공부장관, 이원조 의원을 통해 당에 줬다는 것 아니냐"며 "각하가 노태우 씨에게 전화를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것도 당으로 전달을 했으니 그런 말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실장은 "당에다 돈을 준 뒤 15대 총선에서 강삼재 전 사무총장을 통해 다 쓴거고, 다 무죄판결 받은거 아니냐"며 김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받은 게 아님을 강조했다.[BestNocut_R]
그는 특히 "노태우 씨가 자기 월급에서 줬다면 모를까, 5공 금융계 황태자인 이원조 의원과 자기의 동서인 금진호 장관을 통해 기업에서 받은 더러운 돈을 자기 주머니에서 준 것처럼 말하는데, 노태우 씨는 무슨 더러운 돈을 그렇게 많이 받았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실장은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느냐. (노태우 전 대통령이야말로) 도둑놈 아니냐"며 20여분간 통화 내내 노 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각하만 부각시켜서 쓴 저의가 뭐냐"며 "더러운 돈을 당에다 주고 나서 각하 이름을 들먹이는데, 회고록이 오랫동안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