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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Why 뉴스] "야권연대, 왜 늪에 빠졌을까?"

    민주당 오만, 통합진보당 발목잡기로 야권연대 지지부진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해 늪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여당인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자는 총론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야권연대는 여전히 진전이 없이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19일을 야권연대의 마지노선이라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야권연대는 자칫 미궁으로 빠질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SNS와 인터넷에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민주통합당이 오만해져 가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야권연대, 왜 늪에 빠졌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어떻게 되고 있나?

    = 아직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오는 19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민주통합당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다.

    통합진보당은 오는 19일 전국시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야권연대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통합진보당 장원섭 사무총장은 "민주통합당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야권연대 파기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이 17일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대표의 회담을 제의한데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이 이르면 오늘 중으로 야권연대 대표단의 구성을 완료하고 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은 "16일 야권연대 대표단의 구성을 완료하고 이를 발표할 방침이었지만 한명숙 대표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최종 마무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 왜 야권연대 논의에 진전이 없는 거냐?

    = 정치인이나 정치평론가 여론조사전문가 등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욕심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여론조사나 자체판단으로 인해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야권연대에 적극적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부산에서 3선에 도선하고 있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각 당의 욕심 때문에 야권연대에 진전이 없다"면서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나 통진당이 당리당략을 버리고 승리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지역별 후보별 단일화는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연대에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망하면서 "민주통합당이 통 크게 양보한다면 모르지만 통합진보당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단독으로 선거를 치러도 승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통합진보당은 원내교섭단체 진출을 위한 의석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서로 간 셈이 어긋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어떤 부분에서 양당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거냐?

    = 양당의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이기는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성과를 내는 야권연대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진보당 장원섭 사무총장은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당의 의석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가 있다는 생각으로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당선가능성을 중심으로 후보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고 통진당은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통합진보당 장원섭 사무총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지역에서 6~7곳을 포함해 수도권 112개 선거구 중에서 10곳 이상의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에서 20석 이상의 당선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당선가능성을 제외하고 일방적인 지분나누기는 옳지 않다는 내부반발에 직면해 있다.

    양측의 입장을 들을수록 혼란만 가중되는 양상이고 야권연대가 늪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장원섭 사무총장은 "민주통합당 내부의 움직임을 보면 열세지역인 부산, 경남, 울산지역에서만 연대를 하려는 것 같다."면서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낮다고 야권연대에 소극적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그러면서 "16일 전국 180여명의 예비후보들에게 공문을 보내 지역별, 후보별 야권연대 논의를 중지하고 중앙당의 지휘와 통제에 따를 것을 통보했다."며 "오늘까지 민주통합당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을 경우 19일 전국시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을 비난하면 감수해야 하겠지만 야권연대를 위해 온갖 채널을 동원해서 만나고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성과 내는 야권연대를 위해서 시민사회단체의 협력을 받아서 다음주 정도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냐?

    = 그렇게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야권연대를 하긴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야권연대의 성사여부는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얼마나 양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야권연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야권연대가 실패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기 때문에 그걸 아는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야권연대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민주통합당이 통 크게 양보한다면 야권연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이 통 큰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경남과 인천 등 지역별로 야권연대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곳이 있긴 하지만 중앙당 차원에서의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당 차원의 논의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이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협상대표단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민주통합당이 오만하다는 소릴 듣는 이유는 뭐냐?

    = 야권연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민주당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지난달 16일 민주당에 야권연대 협상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을 한 이후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가 여러 차례 야권연대 협의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지난 15일 한명숙 대표가 원론수준의 야권연대 의지를 밝혔을 뿐 협상대표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이 야권연대 논의에 소극적인 이유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야권연대없이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민주당 지지율이 1위가 되니 야권 단일후보 없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것은 오만"이라고 말했고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야권연대가 잘 안 돼는 원인은 민주당의 오만이나 교만 때문이라는 소릴 듣는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윤희웅 실장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해 제1야당에 몰아주는 프리미엄과 야권연대에 대한 기대가 포함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적극적이지 않거나 소극적일 경우 20~30대를 중심으로 민주당에 비판적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의 오만은 공천심사위원장직 제의를 거절한 조국 교수는 지난 6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민주당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확신을 넘어, 이젠 자만이 발동하는 단계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야권연대에 대한 태도는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이미 총선에서 압승한 듯 들떠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도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NS에서도 민주당의 오만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들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트위트 아이디 @withsantana님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어렵게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결국 민주당의 오만함에서 빚어진 결과이지만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야권연대 없는 총선과 대선의 결과는 공멸이라는 단어만 남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고 @limfolk 님은 "민주당 지지도가 높아지자 민주당이 오만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특히 인적 구성이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아요. 민주당은 반사이익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적 대안으로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야겠네요."라고 질타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높은 지지율로 정신 줄을 놔버린 민주당의 오만함이 점입가경이다. 자신들에게 걸린 높은 지지율이 마치 스스로 잘해서 지지해주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착각에 빠져 허세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미 총선에서 승리한줄 믿는 것 같다."는 글도 올라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아이디 @kmlee36)씨는 "마음 절반 버리면 사이좋게 민주당 150석 진보당 100석 나눠 당선되고 새누리당 완전 새됐당 만들고 정말 자유당부터 한나라 새누리들과 일제잔존세력들이 잘못된 토씨하나까지 바로 세워서 국가 천년의 기초를 닦아야 합니다. 야~~합쳐라."라는 글을 트위트에 올리기도 했다.

    물론 통합진보당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SNS에서도 통합진보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야권연대에 진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 야권연대가 성공하려면 민주당이 크게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 아니냐?

    = 그렇다.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 야권연대를 통해 선거에서의 승리를 맛봤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성공하느냐 못하느냐가 올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성공하느냐 마느냐를 가를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다.

    그래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가진 게 많은 민주통합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민주당이 대선을 위해 통합진보당을 안고가야 한다."면서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가 국민들의 소망인 만큼 야권연대를 성사시켜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패하면 ''꽝''"이라고 역설했다.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지사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절실하다."며 "통합진보당에서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내걸고 양당 지지율에 근거한 단일후보 추천 지역구 조정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통 큰 자세로 수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실장은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만족할 만큼양보할 지는 의문이다."면서 "야권연대를 야권성향의 젊은 층에 대한 호응도를 높이고 흥행을 위해서는 적절한 양보와 공정한 경선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의석 몇 개를 더 얻으려고 욕심 부리다가는 총선에서도 역풍을 맞아새누리당에 밀릴 것이고 대선에서 패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BestNocut_R]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통합진보당에 당선권 20곳을 포함해 40여개 지역구를 내준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큰 틀에서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발 더 물러서서 판을 크게 보면 민주당이 양보하지 못할 일도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야권연대 없이는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번 주말이 야권연대 성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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