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고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이른바 ''포스트 노무현''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고문의 대권 도전도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문 상임고문은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이사회에 앞서 사실상 대권 참여 선언을 카운트다운하는 듯한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다.
문 고문은 이날 기자의 대권 도전에 관한 질문에 대해 "오는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3주기는 일종의 3년상을 탈상하는 것"이라며 "그 때까지 신중하게 저에 대한 지지나 기대까지도 무겁게 받아들여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어 문 고문은 작심한 듯 의미심장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도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본다."며 "제가 노대통령보다 개인적으로 더 능력이 있다거나 역량이 더크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우리(진보진영) 전체의 역량이 더 커지고 강해졌기 때문에 과거 참여정부보다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문 고문은 그러면서 "어쨌든 탈노무현은 이미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새삼스럽게 지금와서 탈노무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탈노무현을 위해 (재단 이사장직을) 사퇴를 했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했다.
문재인 측 핵심인사는 이를 ''포스트 노무현 선언''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인사는 "(문 고문은) 문재인의 정치를 시작한 것이며 (이날 참여정부 평가는) 노무현 이후의 과제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문 고문이) 노무현을 넘어서는 ''포스트 노무현''이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가지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 고문이 대권 주자로서 확실한 존재매김에 나섰다는 말이다.
ㄱ
◈''포스트 노무현 선언'' 文에 친노 핵심도 "노무현 3주기 행사 맡아달라" 한명숙 전 총리와 이해찬 전 총리 등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도 이날 문 고문의 ''포스트 노무현''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노무현재단 이사회는 지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재단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문 고문에게 오는 5월 23일 노 대통령 3주기 행사와 함께 5월까지 이사장직 유지를 부탁했다.
내노라하는 핵심 친노 인사 30명이 모인 이사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3주기 행사를 이끌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포스트 노무현''을 선언한 문 고문이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재단 이사와 운영위원들은 "워낙 노무현 대통령 3주기의 상징적인 의미가 커서 문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사장직 유지를 적극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사회 직전에서 언론에 이사장직 사퇴를 기정사실화한 문 고문이 "(여기 계신 분들)누가 이사장이 되더라도 훌륭하게 할 수 있지 않겠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왔다"며 난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재단 등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3주기 추모제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추모제가 가지게 될 의미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BestNocut_R]
더욱이 대권 행보를 가시화한 문재인 상임고문이 노무현재단의 재신임을 받아 노 대통령의 3주기 추모제를 이끌게 됐다는 점은 향후 여야 모두 치열해질 대선 후보 경쟁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