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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손학규 대선예비후보가 그의 오랜 친구인 고 김근태 상임고문를 찾았다. 손 후보는 1일 새벽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묘소를 수행원 없이 홀로 참배했다.
전날 밤늦게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대선 후보 지지 결정을 위한 투표에서 예상 밖의 1등을 차지하자마자 먼저 친구를 찾은 것이다.
민평련은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는 민주통합당 의원과 자치단체장·원외위원장의 모임이고, 손 후보와 김 고문은 고교·대학 동창이자 민주화운동의 동지이다.
1970년대 후반 서울대 정치학과 손학규 후보, 상대 김근태 고문, 법대 고 조영래 변호사가 이른바 ''3인방''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런 만큼 민평련이 손 후보를 지지할 만도 하지만 쉽게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특히 손 후보에게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민자당에 입당해 1993년 초선의원이 된 뒤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까지 손 후보는 김근태 고문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이 때문에 손 후보는 김근태 의장에게 늘 마음의 빚이 있었다. 지난달 3일 민평련 주최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도 손 후보는 이같은 심경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손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손학규가 한나라당에 간 것에 대해서는 (김근태 고문이) 못내, 아마 용서 안 했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BestNocut_R]
그러면서 "김근태 의장이 마지막으로 ''손학규 좋은 사람인데...''하고 뒷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가신데 대한 죗값을 갚고자 나왔다"고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그래서 손학규 캠프 측은 민평련의 이번 결정을 "선거 국면에 접어든 뒤 가장 쇼킹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손 후보의 진심을 민평련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잠시 다른 길을 가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친구가 안아준 것 아니겠느냐"며 손 후보와 김 고문이 손을 잡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