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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아인슈타인은 ''신의 존재''를 믿었을까

    "매우 유치한 것" 간주…신과 종교에 대한 견해 밝힌 편지 경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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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의 두뇌는 어떤지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물리학의 심오한 이론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은 오랫동안 수많은 과학자들과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인류의 가장 심오한 의문인 신의 존재에 대해 그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엿볼 수 있는 물건이 경매에 붙여질 예정이어서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류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또 현대 물리학의 장을 연 그가 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문제의 물건은 아인슈타인이 신과 종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편지로, 우리시각으로 9일 이베이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이 편지에서 그는 종교와 신에 대한 믿음을 "매우 유치한(pretty childish)" 것으로 간주하고, 유대인들이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도 조롱했다.

    아인슈타인은 1954년 1월 3일 이 편지를 독일어로 직접 작성해 유대인 철학자 에릭 구트킨에게 보냈다. 아인슈타인이 사망하기 1년 전이다. 1952년 초판이 발행된 구트킨의 책 "삶을 선택하라: 저항을 향한 성서의 부름(Choose Life: The Biblical Call to Revolt)"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낸 것이다.

    편지 속에서 아인슈타인은 "내게 있어 다른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유대교는 가장 유치한 미신의 전형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기꺼이 속해 있고, 그리고 내가 그 정신을 깊이 사랑하는 유대인도 내게 있어 다른 모든 사람들과 비교해 다른 어떤 특징도 발견할 수 없다. 내 경험에 의하면 유대인은 권력을 얻지 못해 가장 사악한 암으로부터 보호될 수는 있었지만 다른 인종에 비해 우수할 것은 전혀 없다. 그들이 선택받았다고 한다면 이렇게 설명하는 것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적고 있다.

    구트킨은 그의 책에서 당시 인류를 망치게 한 집단 체면(파시즘,나치즘 등 전체주의)과는 다르게 "유대인의 영혼은 결코 집단의 영혼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영혼은 체면에 걸릴 수 없었다. 결코 최면상태의 공격에 굴복하지 않았다…이스라엘의 영혼은 오염되지 않았다"라고 적었다.

    ''아인슈타인이 신의 존재를 믿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경매에 나온 편지 이후 쓴 1954년 3월 24일 편지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의 종교적 신념에 관하여 당신이 읽은 것은 물론 거짓말이며, 조직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거짓이다. 나는 인격적인 신(personal God: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의 신)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부인한 적도 없으며, 분명히 그렇게 설명했다. 만약 종교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이 내 속에 있다면 그것은 우리 과학이 밝힐 수 있는 이 세계의 구조에 대한 무한한 찬양이다"라고 적었다.

    아인슈타인이 인격적인 신으로서의 신은 믿지 않았지만 절대자로서의 신의 존재를 믿었을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구트킨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신''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나약함의 표현이요 산물에 불과하다. 성서는 고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유치한 내용의 원시적인 전설들의 수집물이다"라고 적었다.

    이 편지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이론 물리학에 관심이 많은 익명의 구매자가 런던의 블룸즈버리 경매에서 평가액보다 25배 높은 40만 4,000달러에 팔렸다.

    경매를 주관하는 옥션 커즈의 사장 에릭 가진은 "이것은 지금까지 이베이 경매에 나온 물건 가운데 가장 역사적이고 중요한 물건이다. 이번 경매는 현존하는 20세기 문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를 소유할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보낸 이 편지는 과학과 신학, 이성과, 문화의 결합체이다"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BestNocut_R]

    이베이에 따르면 구트킨에게 보낸 이 편지는 온도와 습도, 빛 등이 조절되는 전문 기관에 의해 보관되고 있다. 50년 동안 이 편지의 존재가 과학자들 사이에 알려졌기 때문에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없다. 편지는 원래의 봉투에 담겨 있고, 미국 뉴저지주 프린세톤의 소인이 찍힌 우표가 붙어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듬해 사망할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지난 수 년간 아인슈타인과 관련된 자료들이 일반에 많이 공개됐다. 예를 들면 지난 3월에는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 알버트 아인슈타인 기록보관소와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의 아인슈타인 논문 프로젝트에 있는 광대한 분량의 아인슈타인 관련 문서들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들 문건은 개인적인 편지에서부터 과학 관련 원고들이 모두 망라됐다. 기록보관소에는 유명한 방정식 E=mc^2에 대해 아인슈타인이 직접 자필로 기록한 현존하는 3개의 원고 가운데 하나가 포함돼 있다. 이 속에는 그의 모친 폴라인에게 보내는 편지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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