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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게스트 : 삼성 노조 조장희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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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 삼성의 취업규칙이 공개됐는데요. 호주머니 검사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거나 단체활동을 하려고만 해도 징계사유다. 이게 사실일까요?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취업규칙인지 의문인데, 조장희 삼성노조 부위원장과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조장희> 네, 안녕하세요.
◇ 김미화> 취업규칙이라는 게 뭐예요?
◆ 조장희> 회사에서 노동자들이 준수해야 할 근로조건 등을 정한 규칙이죠. 입사하면서 동의를 하게 돼있고요.
◇ 김미화> 동의한다고 사인하고 회사에 들어가는 거죠?
◆ 조장희> 네, 맞습니다.
◇ 김미화> 개인적으로 취업규칙이 심각하구나 느낀 건 언제예요?
◆ 조장희> 제가 삼성노조 설립 전에 6년 동안 노사협의회 위원으로 활동을 했었고요. 6년 내내 취업규칙에 대한 문제를 계속 실감했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것처럼 비상식적인 내용들이 많았고요.
◇ 김미화> 비상식적인 내용이라면 어떤 내용인가요?
◆ 조장희> 어제 공개된 내용에도 있지만 정당활동을 제한하거나 사외의 집회활동을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있죠.
◇ 김미화> 그리고요?
◆ 조장희> 여러 가지 취업규칙을 보면 노동자들의 활동을 위축되게 만드는 조항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미화> 예를 좀 들어주세요.
◆ 조장희> 소지품 검사라든지 사내외 집회를 못하게 한다거나 어떤 종류의 유인물도 배포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것들이 조항에 많이 들어있죠.
◇ 김미화> 이게 심하게 인권을 제약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조장희> 예. 실제로 그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조항만으로 인권을 침해할 소지는 다분히 있다고 판단합니다.
◇ 김미화> 호주머니 검사는 왜 하는 거예요?
◆ 조장희> 계열사마다 업무 특성이 틀려서 보안이 필요한 사업장에서 그런 이유로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 부분도 굉장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미화> 노동조합 활동은 어때요? 활동을 제약하는 내용도 들어있나요?
◆ 조장희> 예. 당연히 여러 가지 조항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저희가 노조를 설립하고 노보를 배포할 때 회사는 취업규칙 안에 ''''허가 없이 유인물을 배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들어서 노보 배포 활동을 100여 명의 경비를 동원해서 방해를 했습니다. 결국 삼성의 행위들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게 되었고요.
◇ 김미화> 노보를 만들어서 나눠주는 것도 취업규칙 위반이다?
◆ 조장희> 예. 삼성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하려고 한 자도 처벌해요?
◆ 조장희> 처벌을 실제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항을 그렇게 돼있습니다.
◇ 김미화> 노조 근처에도 가지 말라, 그런 얘기네요?
◆ 조장희> 그렇게 느끼는 노동자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김미화> 노보 나눠줬다고 취업규칙 위반이다. 이거 부당노동행위 판정 났나요?
◆ 조장희> 네. 중앙노동위에서 판정이 났습니다.
◇ 김미화> 삼성은 노조 없는 회사 아니에요?
◆ 조장희>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이지만, 작년 7월12일에 민주적인 삼성노조가 설립됐습니다.
◇ 김미화> 그 후 어떤 활동을 하셨어요?
◆ 조장희> 삼성노조는 설립 전부터 회사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령노조를 동원해서 저희보다 먼저 유령노조를 설립하고 단 일주일만에 단체교섭을 체결해서 삼성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시켰죠. 그래서 지금 많은 활동의 제약이 있긴 하고요.
◇ 김미화> 단체교섭권이 없네요, 지금은?
◆ 조장희> 네. 내년 6월 말까지는 단체교섭권이 없습니다.
◇ 김미화> 그래서 지금 부당징계 여부를 묻고 있는 중인가요, 회사에?
◆ 조장희> 네. 저는 노조 설립 후에 해고가 되었고, 위원장과 회계감사가 징계를 받아서 부당한 징계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위원장이 뭐 때문에 징계를 받았어요?
◆ 조장희> 취업규칙 상, 회사 명예훼손 이런 부분이 있는데 상당히 모호하고 상위법인 노동법에 위배되지 않는 데도, 회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와 기자회견실에서 성명서 발표한 걸 들어서 취업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이번 인터뷰한 것 때문에 또 불이익 받으시는 것 아니에요?
◆ 조장희> 해고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 김미화> 지금 법으로 싸우고 계세요?
◆ 조장희> 네. 행정소송 중에 있습니다.
◇ 김미화> 1심 중이에요?
◆ 조장희> 지노위, 중노위 거쳐서 행정소송 중입니다.
◇ 김미화> 삼성에서 월급을 많이 주는데 ''''많이 주면 됐지 취업규칙이 대수냐''''고 하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어요?
◆ 조장희>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느 순가에 잘못된 취업규칙으로 인해서 불이익을 받는 삼성노동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노동자들은 취업규칙을 다시 살펴보고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미화> 회사에서 무노조 경영을 하겠다고 했는데 왜 노조를 만드셨어요?
◆ 조장희> 제가 20년 가까이 회사생활을 했고요, 6년 동안 노사협의회라는 노사기구가 있는데 거기 활동을 하면서 노사협의회의 한계를 많이 느꼈고, 한계에 공감하는 동지들이 모여서 2008년에 노조설립 결의를 했습니다. 3년 동안 준비해서 작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설립하게 됐습니다.
삼성이 분명 잘하는 부분도 많지만 이건희 회장의 무노조, 세습경영 하고 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백혈병 피해 노동자처럼 잘못된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요. 삼성은 정부도 법도 견제할 수 없는 거대기업이 됐습니다.
삼성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민주 노조를 정착시켜서 삼성의 문제를 스스로 정화시키고 정말 좋은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서 삼성 노조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 김미화> 삼성 안에서 회유라든지 그런 것도 있었을 법한데.
◆ 조장희> 설립 직전에 수차례 회유가 있었고 노사협의회 하는 동안 금전적으로, 지위적으로 요구가 많았어요. 설립 후에는 징계나 해고 등으로 탄압해서 노조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것에 대한 준비를 오래 했고 민주 노조가 정착될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투쟁해나가고 있습니다.
◇ 김미화> 솔직히 해고까지 당한 마당에 순응하면서 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 조장희> 사람이니까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다시 돌아오는 생각은, 노조를 1년 했지만 좋은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삼성의 문제에 대해 10년 동안 싸워왔기 때문에 저희 삼성노조 구성원들의 내공도 약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싸워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미화> 처음에는 4명으로 출발했다고 들었는데요, 지금은 조합원이 몇 명인가요?
◆ 조장희> 120명 정도로 늘었고요.
◇ 김미화> 모두 비밀 조합원?
◆ 조장희> 지금 10여 명 정도는 공개조합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삼성특성 때문에 나머지 구성원은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취업규칙을 봐도 노조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아 보여요. 가장 힘든 게 있다면 어떤 점인에요?
◆ 조장희> 삼성은 무노조 경영 유지를 위한 노하우가 대단하기 때문에 저희들한테 힘을 쏟고 있는데요. 노조 설립 이후에 저희는 교섭과 대화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었고, 여러 가지 요청도 했지만 삼성은 무시하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노조에 대해서 응답이나 저희 질문에 대답을 한 적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삼성에서 쓰고 있는 인트라넷을 사용할 수 없고요, 노조 사무실 제공이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투쟁하고 있습니다.[BestNocut_R]
◇ 김미화> 무시전략 이렇게 얘기하셨는데 그게 제일 힘드세요?
◆ 조장희> 그건 예상했던 부분이에요. 그 반면에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서 굉장히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어떤 변화의 조짐이 있나요?
◆ 조장희> 설립 직후에 제가 해고되고 사업장 분위기가 살얼음 같은, 얼음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이 됐는데 1년이 지나면서 저희들에게 소극적으로 대하던 사원들이 다시 대화를 많이 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얘기도 스스럼없이 하는 분위기고, 공개조합원을 활동하겠다는 조합원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 김미화> 이 시점에서 하고 싶은 말씀은요?
◆ 조장희> 헌법에 보장된 노조 설립, 운영 등을 이건희 일가의 경영방침이라는 이유로 막고 있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삼성회장인 이건희 씨도 무노조를 이제 포기하시고 우리 민주 노조를 인정해주시고 삼성노동자들도 노조에 많이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 김미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조장희> 고맙습니다.
◇ 김미화> 조장희 삼성노조 부위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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