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고객 10명 가운데 8명에게 3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지난 9월 현금서비스 고객 가운데 24%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적용한 비율은 78.28%.
하지만 10% 미만의 저금리를 적용한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2%대인 걸 감안하면 ''높아도 너무 높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다른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현금서비스 고객 가운데 76.72%가 24% 이상, 최대 30%의 높은 금리를 내고 있다.
10% 미만의 저금리 적용 고객은 0.86%. 1백명 가운데 1명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이렇게 높은 외국계 은행들의 금리는 평균 22%대인 신용카드사, 39%대인 대부업체에 비해도 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국에서 폭리를 취해 고스란히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SC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다른 은행들과 별 차이가 없지만, 높은 구간에 고객들이 많이 몰려있는 건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연말까지 금리 테이블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반 신용판매 수수료율은 평균 이하여서, 전체적 고객 사용을 보면 평균치 안팎"이라며 억울하단 입장을 내비쳤다. SC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매출 규모는 전체의 1%남짓에 불과하다는 것.
SC은행은 얼마 전 2천억원을 배당하려다, 금융당국의 제지와 여론 질타에 못 이겨 1천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이 가운데 5백억원은 SC지주를 통해 영국 본사로 배당됐다. 씨티은행도 배당 시기마다 논란에 휩싸이긴 마찬가지다.[BestNocut_R]
실제로 국내 은행들 역시 최대 30%에 이르는 금리 적용 구간에선 별 차이가 없지만, 그 비중은 외국계 은행들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24% 이상 적용 고객은 50.16%, NH농협은행은 47.79%였다.
전업카드사들은 그 비중이 더욱 낮았다. 하나SK카드가 52.95%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 48.26%, 신한카드 48%, KB국민카드 46.56%, 현대카드 41.35% 등을 기록했다.
비씨카드의 경우는 불과 23%였고, 롯데카드도 38% 수준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주로 궁지에 몰린 서민층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