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고지도부가 잇따라 성추문에 휩싸인 미국에서 여자 생도 수십 명이 훈련 과정에서 교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은 텍사스주(州) 샌안토니오 인근의 레이클랜드 공군기지에서 여자 사관후보생 48명이 자신들의 교관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성폭행 피해자는 13명으로, 특히 이중 6명은 한 명의 교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나머지 35명은 교관과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관계''에 놓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사건에 연루된 최소 23명의 남자 교관 가운데 5명은 이미 군법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됐거나 죄를 인정해 최대 징역 20년에 이르는 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교관에 대해서도 군법 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기지 내 331훈련대대 소속으로, 해당 부대 지휘관은 성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직위해제됐다.
미 공군은 지난해 6월 교관들의 비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 조사를 벌여 왔다.
미 공군에서는 교관과 생도가 사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조사를 이끈 공군 교육훈련사령부의 에드워드 라이스 사령관은 "이런 유형의 부적절한 행위는 미합중국 공군 어디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매우 취약한 신참 인력이 놓여 있는 기초훈련 환경에서는 특히나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부패한 요소에 대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또다시 같은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따른 대책으로 미 공군은 기초훈련 과정에서 교관의 4분의 1을 여성으로 배치하고 훈련기간을 1주 단축하며 `여성 멘토''를 운영하는 등의 권고 사항을 수용해 실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