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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개감염병(성병)에 걸린 남성의 절반 이상은 배우자나 애인이 아닌 상대와의 관계에서 감염되고, 성매매종사자 여성 10명 중 4명만 항상 콘돔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주요 성병 감염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법으로 지정된 성병 검진대상자 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 등 보다 다양한 계층을 포함한 성병 예방·관리 체계를 갖춰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3일 질병관리본부의 ''성매개감염병(STIs) 예방관리사업 현황 및 추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감시체계를 통해 보고된 5대 성매개감염병(임질·클라미디아·연성하감·성기단순포진·첨규콘딜롬) 발생 사례는 모두 8천372건으로 2010년(7천422건)보다 12.8% 늘었다. 현재 이들 5개 질환의 경우 일부 표본 병원을 통해 환자 현황과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
표본이 아닌 모든 발생 환자를 집계하는 매독의 경우 2011년 모두 965건이 확인돼 51가지 전수 감시 감염병 가운데 7번째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병원체 특성별로는 세균성(매독·임질·클라미디아·연성하감) 성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바이러스성(성기단순포진·첨규콘딜롬)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성병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일부 지역 소재 21개 비뇨기과 병원에서 급성기 매독과 요도염으로 진단 또는 치료받은 남성 환자 1천65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3%가 "비고정(casual) 성파트너와의 관계를 통해 전염됐다"고 밝혔다. 33.1%는 배우자나 연인 등 고정적(regular) 성파트너로부터 옮은 경우였다.
또 비고정 성파트너와의 관계시 콘돔을 ''매번(12.0%)'', ''자주(22.6%)'' 사용하는 남성의 비율은 매우 낮았고, 전체 성관계 횟수의 절반 이상에서 콘돔을 쓰는 경우도 34.6%에 불과했다.
집창촌 성매매 여성 962명과 유흥업 종사 여성 242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성관계시 100% 콘돔을 쓴다"고 답한 비율은 40.6%에 그쳤다.
그 결과 일반 인구집단에서 3.4%에 불과한 클라미디아 유병률이 성매매 여성들 사이에서는 12.5%에 달했고, 임질 유병률도 2.6%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일반 인구집단에서 임질은 1천922명 가운데 단 1명만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 유흥접객원 등 성병 정기 건강진단 대상자(법정)에 대한 전국 보건소의 검진 실적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건당국의 성병 예방·관리사업의 핵심은 집창촌 등 고위험지역 대상자에 대한 보건소의 무료검진과 예방교육·홍보 등인데, 이마저도 점차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BestNocut_R]
이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성매매가 공식 금지된 뒤 성산업이 점차 음성화하고 정기검진 대상자들도 검진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지현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연구원은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성병 취약층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일반 주민 대상의 예방관리 필요성도 커진만큼 모든 성인 인구 대상의 포괄적 성병 예방전략을 진행해야한다"며 "성매매종사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익명 보장, 출장 교육 및 검진, 예방교육 확대 등 적극적 관리를 통해 성병 전파를 차단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