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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일자리'' 논란, 또 제기된 박근혜발 노동이슈

국회/정당

    ''시간제 일자리'' 논란, 또 제기된 박근혜발 노동이슈

    • 2013-05-29 06:00
    "시간제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당은 정책적 측면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고, 야권은 섣부른 제도 도입이 고용의 질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간제 일자리 논란은 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고용률 70%의 달성 수단으로 거론하면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처럼 개인이 자기 필요에 의해 4~5시간 일하게 하는 대신, 차별이 전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방미 일정 중 "합리적 방법을 찾겠다"고 미국 GM 측에 화답하면서 ''통상임금 논란''을 일으킨 이래, 두 번째 노동이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양질의 근로조건 보장''과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보고, 문제인식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적 검토에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28일 "최경환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맞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또 시간제 근로를 포함한 노동문제 전반에 대해 정책위와 소관 상임위를 중심으로 입장을 정리한 뒤, 6월 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이종훈 의원도 "밖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불행하고, 안에서는 과로에 시달려 불행한 게 우리 노동체계"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창출''이란 화두를 대통령이 던진 셈이고, 결국 당사자들의 일정 부분 양보가 필요한 만큼 노·사·정이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가 일반직과 별정직 모두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을 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제도 도입이 가시화한 상태다.

    반면 야권은 시간제 일자리가 결국 비정규직만 양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기간제나 불법 파견 등의 비정규직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또 "시간제 일자리보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최근 논란이 된 통상임금 관련 발언을 취소하는 노력"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라며 "취직하고 싶으면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보라는 것은 굶주린 파리 민중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전혀 세상물정 모르는 망언과 대체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조급한 성과주의에서 나온 어불성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치권의 논란과 무관하게 노·사 모두 시간제 일자리 도입에 부정적인 게 현실이란 점에서, 정책의 최종 수립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재계는 인건비 급증 및 업무의 전문성·연속성 저해 등을 이유로 냉소적이고, 상대적 약자인 노동계는 고용의 불안정이 증폭된다는 점에서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고용 중심의 성장을 이뤄낸다는 게 경제민주화의 기본일 수 있고, 고용률 70% 추진 정책을 트집잡을 이유도 없다"며 "다만 우리 노동시장을 볼 때, 시간제 근로의 선택이 자발적일 수 있고 근로 조건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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