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박의춘 외무상이 30일 브루나이에 도착하면서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서 남북 외교전이 본격 시작됐다.
박 외무상은 이날 낮 브루나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모이는 ARF 참석을 위해서다.
검은 양복 차림의 박 외무상은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로부터 "남북대화를 할 것이냐", "미국과 접촉을 할 것이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대답 없이 인공기가 달린 BMW 차량에 올랐다. 박 외무상의 표정은 밝았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박 외무상은 당장 다음 날 오전 중국과 양자회담을 가지는 등 접촉 면을 최대로 넓힌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RELNEWS:right} 베트남과 양자회담 일정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과 만날 지 주목된다. 북한 대표단이 묵는 엠파이어 호텔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대표단도 함께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브루나이에 도착한 윤병세 외교장관도 이날 낮 한중 양자회담을 갖는 등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보좌했던 윤 장관은 카운터 파트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브루나이에서까지 5일째 얼굴을 맞댄 셈이 됐다.
윤 장관은 6자 회담국과의 양자, 다자 회담을 준비하는 한편 다른 국가들과도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남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ARF의 최종 결산서에 해당하는 의장성명에 유리한 문구를 넣기 위해 북한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