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교화소에서 농사일을 하고 배준호 씨(사진=조선신보)
북한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특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45) 씨의 수감 생활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공개했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3일 "자사 기자가 지난달 26일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고 특별교화소(교도소)에서 배 씨를 만났다"며 배 씨의 인터뷰와 함께 수감 생활을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배 씨가 반공화국 적대범죄를 감행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받고 지난 5월 14일부터 특별교화소에서 교화생활을 시작해 농사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배 씨는 특별교화소 교화인(죄소자)의 일과대로 아침 6시에 기해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노동을 하고 있으며, 하루 8시간노동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씨는 이날 조선신보 기자와의 면담에서 "자신의 죄행은 용서받기 어려운 행위이지만, 조선(북한)정부가 선처해주고 미국정부가 노력해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원래 당뇨병과 고지혈증, 지방간, 동맥경화증상이 있으며, 또 10여년 전에 허리를 다쳤는데 통증이 재발됐다"고 밝혔다.
배 씨는 "이곳에 있는 분들이 많이 배려해 너무 무리하게 일하고 있지는 않지만, 건강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기에 어려움은 있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배 씨가 수감된 특별교화소는 일반 범죄자가 아니라 반국가범죄를 저지른 외국인범죄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라며 "출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무거운 공기가 흐르고 있어 커다란 중압감이 느껴진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어 "배 씨가 교화소 길옆의 콩밭에서 허리굽혀 김매기를 하는 동안 밭둘레에는 여러명의 보안원들이 서서 그를 날카롭게 감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별교화소에서 인터뷰하는 배준호 씨 (사진=조선신보)
배 씨는 "푸른색 교화복을 입고 같은 색깔의 모자를 쓰고 왼쪽가슴에는 '103'이라는 번호가 달려 있었으며, 특별교화소에서의 기본노동은 농사일"이라고 설명했다.
배 씨가 갇혀 있는 감방은 약 12㎡로 침대와 책상, 텔레비전 등이 구비돼 있고 화장실과 세면장이 있다고 상세히 스케치했다.
조선신보는 "배 씨는 지난해 11월에 구속되고 특별교화소에 입소하기 전까지는 가족 등 외부사람과의 전화통화가 허용됐으나, 특별교화소에서는 전화통화는 규정상 불허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과 친척, 친우들과 서신거래는 할 수 있으며, 가족 측이 보내오는 차입품을 검사한 기초우에서 받을 수 있고 배 씨기 특별교화소에 입소한 뒤 편지를 2차례 내보내 주었고 배 씨 앞으로 보내온 편지는 5차례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신보는 "배 씨는 지난해 11월 3일 라선시를 통해 입국한 뒤 반공화국적대범죄를 감행해 해당기관에 억류되고 수개월간의 예심끝에 재판에 회부됐으며, 올해 4월 30일 최고재판소에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선고)받았다"고 말했다.{RELNEWS:right}
조선신보는 "이번에 미국공민(시민권자)이 특별교화소에서 교화생활을 하는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시기 조선의 법을 위반해 억류된 미국공민들은 미국의 고위관리들이 평양에 와서 사죄, 재발방지약속을 한데 따라 조선 측은 인도주의적견지에서 관용을 베풀어주곤 했다"며 미국 측에 간접적인 대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가 수감 중인 배씨의 생활을 상세히 보도한 것은 미국 정부를 압박해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