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년 만에 권좌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에 의해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집트의 고위 군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군이 최종 과제(final preparation)를 위해 예방 차원에서 그를 붙잡아 두고 있다"고 말해 그가 반대자들이 제기한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이 억류된 장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무슬림형제단 고위 관계자는 무르시 대통령이 안보 보좌관인 에삼 알 하다드를 비롯해 대통령 보좌진 전원과 함께 공화국수비대 병영 내에 붙잡혀 있다가 따로 국방부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 고위 군 관계자는 무르시 대통령이 출국 금지를 당한 이유인 '교도소 탈옥 사건'으로 정식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암시했다.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위 간부 일부는 2011년 시민혁명 기간 탈옥 혐의 등으로 출국이 금지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보안군이 무슬림형제단 간부 체포에 힘쓰고 있으며 이미 이슬람 정당인 자유정의당 대표와 무슬림형제단 간부 일부를 검거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보좌진의 경우 전날 오후 무르시 대통령이 정권 지지자들에게 저항을 촉구하는 녹음 성명을 발표한 이후 군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 관계자는 "우리는 이 위협적인 미사여구에 맞서야만 했다"며 "무르시는 이집트 국민 간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무르시 대통령의 형제인 사이드 무함마드 무르시가 대통령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그를 두둔했다.
그는 신화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무르시는 고작 1년간 대통령직에 있었다"며 "그동안 그는 부패한 사람들과 매사 대통령을 방해하는 지난 정권의 잔존세력으로부터 도전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군부는 3일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조기에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30년간 집권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데 이어 민주적으로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마저 반정부 시위의 분위기에 편승해 또다시 끼어든 군부에 의해 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