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이마트에서 만든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이마트 제공/노컷뉴스)
영업 시간 제한 등으로 판로가 막힌 대형마트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케이팝 등 한류 붐을 타고 우리 음식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식품에 대한 안전성이 우려되면서 홍콩에서는 우리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홍콩인 에리카 라우(Erica Lau, 32)씨는 "한국 상품은 깨끗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특히 일본 원전 사고 이후부터 이 생각이 퍼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케어라(Keller, 22)씨는 "김치와 삼계탕, 라면, 과자 등을 많아 사 먹는다"고 말했다.
한국 식당에서 만난 턴체이니(Tongchingyee16)씨도 "케이팝 등을 통해 한국을 자주 접하게 됐고, 한국 음식을 좋아해 자주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대형마트들의 해외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홍콩의 한 마트에는 국내 대형마트에서 직접 만든 라면이 가득하다.
과자와 식료품 등도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이마트는 홍콩 왓슨그룹에서 운영하는 소매점 PARKNSHOP 60여개 매장에 중소기업 등이 생산한 이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을 수출한다.
왓슨그룹은 전세계 33개국에 20개의 브랜드로 10,800개의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아시아에는 중국, 태국, 필리핀 등 11개국가에 3,2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PARKNSHOP 매장은 홍콩, 마카오 및 중국 본토에 260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홍콩에 수출되어 판매되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L) 상품은 청우식품 과자, 담터 율무차, 풍국면 소면, 신송식품 쌈장, 가야의 당근 주스 등 17개 기업이 만든 35개 품목이다.
이마트 허인철 대표는 "유통업계 매출증가와 중소기업의 해외판로 개척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해외 유통업체와의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중소기업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통관과 물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차 전문 제조 중소기업인 담터 배형도 상무이사는 "이마트에서 통관, 선적, 대금결제, 클레임 등 수출관련 업무를 진행해 주고 있어 비용면에서도 많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국가의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PL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해외소싱담당에 수출입 전담팀을 설립하는 등 중소기업의 해외판로 개척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앞서 롯데마트도 인도네시아 매장에 자체 제작한 라면을 판매하는 등 판로를 넓혀나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점포수가 143개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들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인 데다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신규 출점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대형 마트들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