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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나영석 PD "촬영보다 어르신 시중이 우선..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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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할배' 나영석 PD "촬영보다 어르신 시중이 우선..하하"

    [노컷인터뷰]'꽃보다 할배' 연출자 나영석 PD 인터뷰

    6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CJ E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을 국민 예능의 반열에 올려놓은 나영석 PD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타 PD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끌어 온 '1박2일'에서 하차한 후 돌연 CJ E&M으로 이직한 나 PD는 오랜 아이템 회의 끝에 tvN '꽃보다 할배' 카드를 들고 나와 다시 한번 연출력을 과시했다.

    '꽃보다 할배'는 네 명의 꽃할배(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가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배낭여행을 떠나 펼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꽃보다 할배'는 단번에 케이블을 대표하는 예능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 나 PD를 CJ E&M 센터에서 만났다. 기자의 프로그램 칭찬에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지으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이하 기자와 나 PD의 일문일답

    - 요즘 인기가 대단하다.

    '꽃할배'의 선생님들이 그런 말씀하신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알아봐도 모르는 척 하거나 뒤에서 수군거렸는데 이제는 젊은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 사인을 요청한다고.(웃음) 그래서 인기를 체감하신다고 하더라. 그런 것도 그렇고,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 이적 후 첫 작품이라 부담이 됐을 텐데.

    '1박2일' 끝나고 쉰지 오래됐고, 회사도 바뀌어서 부담이 있었다. 그렇지만, 방송사라는 곳의 메커니즘은 거의 똑같다. PD들이 열심히 일하는 조직이고, 바로 적응해서 같이 열심히 만드니까 좋은 프로그램이 나온 것 같다.

    - KBS와 CJ E&M은 시스템적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텐데.

    실질적으로는 그런 부분은 큰 차이가 없다. KBS도 제작비가 많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다. (제작비는) 합리적으로 처리해줬다. 제작비보다는 지상파는 몇 년 간 계속 갈 수 있는 포맷을 위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CJ E&M은 아무래도 캐주얼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느낌이다. 이곳(CJ E&M)에서는 일단 해 보고 안 되면 될 때 다시 하면 되는 분위기랄까.(웃음)

    - '1박 2일' 멤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나.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이 '세얼간이'에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만난다.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누고, (이)승기한테도 '재밌다'고 문자오기도 한다.(웃음)

    6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CJ E

     


    - '꽃보다 할배'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자주 듣는 질문인데 명확한 대답이 없다.(웃음) 어떤 프로그램 기획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케이블은 조금 더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다. 관심을 가지고 선택해야만 볼 수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조금 더 엣지있고,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어야한다. 처음에는 남들이 보면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는 어르신을 전면에 내세우면 어떨까 생각했다. 한 번도 못 본 그림일수도 있겠다, 역발상으로 새로운 그림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

    - 왜 하필 4명의 할아버지인가.

    그냥 떠올렸다.(웃음) 그래서 이순재 선생님에게 섭외 연락을 드렸는데 선생님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고, 주변 지인분들을 추천했다. 그러다보니 네 분의 선생님들의 캐스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 출연진이 워낙 연세가 있으시니 촬영하면서 힘든 점이 있을 텐데.

    사실 촬영에 신경을 못 쓴다.(웃음) 촬영보다는 그분들의 시중을 드느라 바쁘다.(웃음) 선생님들이 이것저것 시킨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래도 어르신들이랑 촬영하니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 앵글 잘 잡아야하는 건 뒷전이다.(웃음)

    - 남녀노소 상관없이 전연령층에게 사랑받는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어르신들을 만나보니 천진난만한 부분이 있더라. 이들이 나와서 단순히 품위 있게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은 매력 없다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면 예상외로 2~30대가 귀엽게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했다.(웃음) 귀엽고, 좌충우돌한 모습뿐만 아니라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진중한 말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연령대들이 프로그램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

    - 캐릭터 구축은 꽃할배들이 자연스럽게 잡아갔나.

    어르신들이라 평생을 살아온 방식이 있다. 방송용 (캐릭터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고, 자연스럽게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르신들의 성격은 오랜 시간을 겪어오면서 한 가지 성격으로 정의가 된다. 70세가 넘은 분들은 여러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필요 없는 걸 버리고 자신의 몸에 맞는 성격을 갖췄다. 캐릭터를 뽑기 보다는 이미 그 상태로 오셨다.(웃음)

    - 여행지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첫 번째로 어르신들이 즐겁게 호기심을 가지고 둘러볼 수 있는 곳. 그래야 몰입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많이 가는 곳. 그들과 비교해서 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가 관전 포인트다.

    - 짐꾼의 역할도 의외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예상했나.

    내가 대단한 PD라서 예측 가능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웃음) 원래 어르신 모시고 가는 여행기를 담고 싶었는데, 만나 보니까 리얼도 좋지만 난감해 하신다면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좌충우돌이 추억과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괴로운 기억이 될 수 있다. 누군가 서포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작진이 매번 나설 수 없어서 그런 역할을 떠맡을 사람을 찾다가 '1박2일'에서 인연을 맺은 이서진 씨를 섭외하게 됐다.

    - '꽃보다 할배'도 여행버라이어티에 속한다. '1박2일'과의 차이점은.

    '1박2일'은 주말시간대에 예능인들을 데리고 게임도 하는 전통적인 예능에 가깝다. '꽃보다 할배'는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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