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좀비 티셔츠를 입고 기자회견에 나선 정찬성
실력 못잖게 마음씀씀이도 챔피언감이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26, 코리안좀비 MMA)의 ‘기부천사’ 변신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정찬성의 매니지먼트사 레지오엑스 관계자는 16일 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찬성이 한정판으로 제작된 코리안좀비 티셔츠 ‘Keep Your Soul Alive' 판매 수익금 전액을 후배 격투기 선수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리안 좀비 티셔츠는 정찬성의 한국인 최초 UFC 타이틀전 출전을 기념하기 위해 스포츠 전문 미디어 몬스터짐이 만들었다. ‘나눔 티셔츠’, ‘착한 티셔츠’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자발적으로 뭉쳤다. UFC 옥타곤걸 브리트니 팔머가 티셔츠 디자인과 콘셉트를 최종 결정했고, 공포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의 김대일 웹툰 작가는 티셔츠 뒷면의 좀비 그림을 완성했다. 정찬성은 이 티셔츠를 입고 ‘UFC 163’ 대회(부제 : 코리안좀비 vs 조제 알도)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정찬성은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라 불리는 UFC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인 파이터다. UFC에서 3연승을 거둔 후 실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타이틀전을 치렀다. 일명 ‘좀비 스타일’로 불리는 화끈한 경기로 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다.
현재 선수생활과 체육관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자신의 닉네임을 딴 코리안좀비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열면서 고정수입이 생겼지만 아직 변변한 후원사조차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후배 격투기 선수들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했다.
정찬성은 “저도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챔피언이 되면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이번에 (챔피언이) 안 되어서 다음으로 미루려고 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기부를 결정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정찬성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여기까지 올라 왔다.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무명 파이터 시절 겪은 외로움,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꿋꿋이 이겨내고 세계 정상급 파이터로 성장했다. 노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증명해냈다. 그의 선행에는 힘들게 운동하면서 과거의 자신과 똑같은 감정을 느낄 후배들을 아끼고 격려하는 마음이 오롯하다.
평소 취미가 '격투기영상 보기'일 정도로 격투기에 푹 빠져 있는 정찬성. 실력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점점 성숙해지는 26살 청년이 그려나갈 앞날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