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오병윤 의원실에서 나와 맞은편 자신의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내란음모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대화녹취록이 30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올해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혁명조직(RO) 회원 130명의 회합시 대화내용으로 추정되는 녹취록에는 특히 "총기와 폭탄을 제조할 수 있게 준비하자"는 내용도 담겨있어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자리에 참석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장난감 총이 있다. 80만 원에서 90만 원짜리 들어가게 되면 가스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며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다. 중학생들도 인터넷에 들어가서 폭탄을 만들어 사람을 살상시킬 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우리가 지역별로 잘 파악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무엇이 있는지, 예를 들면 폭탄을 제조하는데 있어서 거기에 내가 참여하는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추천하고 참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잠시 뒤에는 "총은 준비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의견 나왔다. 어떻게 총을 만들 거냐? 부산에 가면 있다"며 "탈취를 하는 과정이라든가 혹은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라던가 통신선을 파괴한다든가 하는 나한테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신념이 이렇게 구체적인 논의 속에서 확인되어서 나온다"는 얘기도 나온다.
즉 혁명조직 측이 총기를 제작, 개조하거나 밀매해서 총기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개인이나 사조직이 실제 사용이 가능한 수준의 총기를 보유하는 것은 가능할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화약류관리기술사이자 군과 경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상지대학교 심동수 자원공학과 겸임교수는 "시중에 파는 장난감 총을 개조하기도 쉽지 않고, 사람을 살상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선 흔히 BB탄 총으로 부르는 에어소프트 건은 수입할 때부터 국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심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에어소프트 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개조하더라도 인명을 살상할 수준으로 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총을 쏘려면 화약이 폭발해 그 힘으로 총알을 앞으로 추진시키는데, 플라스틱 몸체로 만들어진 장난감 총은 그 폭발력을 견딜 수 없다는 게 심 교수의 설명이다.
심 교수는 "장난감 총을 개조해서 쏘면 총알이 앞으로 나가기 전에 총이 손에서 터져버릴 것"이라며 "가스총의 경우 가스 압력을 높이더라도 총기가 버틸 수준 내에서라면 사람이 맞아도 멍이 드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개인이 총을 제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핵폭탄 만드는 원리가 인터넷에 공개됐다고 개인이 핵폭탄 만들어보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소총의 원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동시에 극도로 정밀하게 제작된다"며 "샘플로 한두 개야 만들 수 있지만, 총을 격발할 때 필요한 미묘한 조정을 개인이 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총을 만들어도 총알이 있어야 하지 않냐"며 "실제로 사용할 정도의 총알을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총알을 추진시킬 화약은 국가가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곧바로 국가 감시망에 걸려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