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고래도 햇볕을 받으면 사람처럼 피부가 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흰긴수염고래와 향유고래, 긴수염고래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가 그을리면서 DNA 손상이 축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만이 여름에 피부가 타는 유일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발견은 지난달 30일 네이처 자매지인 온라인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으며, 이 새로운 발견은 사람들을 위한 보다 나은 자외선차단제(크림)와 다양한 햇볕보호제를 만드는 데 일조(一助)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일부 고래의 경우, 자외선 복사(紫外線 輻射)가 ‘햇볕으로 입은 화상으로 인한 물집 형성’처럼 인간 피부와 비슷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같은 반응이 분자 수준에서도 비슷했는지 궁금했다.
연구팀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북극해에서 보다 화창한 캘리포니아 만까지 이동하는 기간인 2월부터 4월까지 흰긴수염고래 106마리, 향유고래 23마리, 긴수염고래 55마리의 등에서 채취한 피부 샘플을 분석했다.
3개 종 모두 자외선 복사수준이 올라가자 이 기간에 멜라닌 색소를 생산하는 세포의 숫자가 인간에게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게 증가했다.
3개 종 가운데 가장 창백한 흰긴수염고래는 멜라닌 생산 세포인 멜라노사이트가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아마도 그들이 시작할 때 너무 적은 멜라노사이트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영국 뉴캐슬 대학 분자생물학자이자 연구의 공동집필자인 마크 버치-마친은 설명했다.
반면 약간 어두운 향유고래는 멜라노사이트가 좀 더 미묘하게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아마도 그들이 햇볕이 비치는 바다의 표면에서 사회화를 배우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몸은 이미 더 많은 멜라노사이트를 생산했다.
칠흙같이 어두운 긴수염고래는 멜라노사이트의 숫자 변화가 없었다. 그들은 이들 세포에서 가장 높은 기준점을 가졌는데, 이는 긴수염고래가 1년의 대부분을 보다 화창한 캘리포니아 만에서 보내기 때문일 수 있다. “그들은 이미 이 자외선 노출 양에 적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조그마한 ‘배터리 팩’인 동물의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DNA도 검사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햇볕에 탄 인간 피부에서는 손상되는데 이는 고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버치-마친은 “고래와 사람의 햇볕 노출에 대한 반응간의 상관관계는 아주 분명하고 뚜렷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특이 단백질과 같은 고래에만 독특한 방어적 메카니즘을 찾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사람들에게도 햇볕(자외선)차단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피부과 데이비드 피셔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인간 피부에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과학자들은 자외선 수준 증가를 오존층의 엷어짐과 연계시켜왔다.{RELNEWS:right}
버치-마친은 “고래는 자외선의 바로미터와 같다”며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돌고래나 해마와 같은 해양 포유류가 햇볕 노출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보여주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